11일 개최된 ‘역무·사업자 분류제도 개선 공청회’는 시내·시외·국제 기간 역무의 완전 통합은 물론이고 유선과 무선 역무 통합 가능성까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통신시장의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물론 이번 역무 통합안은 이후 전체적인 규제 로드맵 내용에 따라 보완될 여지가 있지만 업계는 정부가 유무선 통합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3안을 둘러싼 업체 간 견해 차이가 첨예할 것으로 보이며 KT의 지배력 전이를 우려하는 후발 사업자들의 보완 대책 마련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3안에 무게중심, 2안도 병행 검토=이날 공청회는 현행 제도에서 변화가 거의 없는 1안과 전파법 개정이 필요한 4안은 논의에서 밀려났다. 2안과 3안이 유력한 방안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유선과 무선을 단일 역무로 통합하는 3안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최선규 명지대 교수는 3안을 공개 지지했으며 이원우 서울대 교수는 법 개정을 제외하고 3안과 별 차이가 없는 4안을 지지해 사실상 3안에 힘을 실었다. YMCA 등 소비자 측의 참석자도 규제완화와 경쟁효율화를 위한 방안으로 3안을 지지했다.
박동욱 KISDI 팀장은 “분류 제도개선의 문제의식으로 볼 때 3안이 진입규제 완화와 역무침해 논란 해소 측면에서 가장 부합한 안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진입 단계에서 많이 푸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뒷단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느냐도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2안도 병행 검토 가능한 대상이며 2안을 시행한 후 3안으로 이행하거나 3안을 시행하되 2안의 문제 의식을 보완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이해 엇갈려=개선 방안을 둘러싸고 업체 간 의견이 엇갈렸다. KT는 3안을 지지하고 있다. 박원상 상무는 “2안의 경우 유무선 역무분리를 전제로 해 역무 분류 개선의 의미가 없다”며 “궁극적으로 전파법 개정이 이뤄지는 4안이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3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사실 역무 통합 논의 자체가 미뤄지기를 바라지만 굳이 선택한다면 2안을 지지하고 있다. 김형곤 LG텔레콤 상무는 “그나마 2안이 현실적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그러나 무엇보다 역무 통합을 시행하더라도 시기는 좀 더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특정 방안에 찬반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역무 통합에 따른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러나 어떤 방안을 지지하는지에 관계없이 업계는 정책 당국의 의중이 3안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KT·SK텔레콤·LG텔레콤 등 업계 참석자 대부분이 “공청회 분위기상 정부가 3안을 선호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앞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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