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의 설비투자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큰 폭 축소돼 2004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20조원대 이하로 떨어진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지난 10·11월 두 달간 국내 83개 업종 359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요 기업의 2007년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IT산업 총설비투자 규모는 1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21조6000억원)는 물론이고 올해(20조6000억원)에 비해서도 1조5000억원(7.8%)이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에는 22조4000억원이었다.
업종별로는 가정용 기구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투자 축소가 예상됐다. 특히 설비투자의 주종을 이루는 반도체가 올해 17조3254억원에서 내년 16조2727억원으로 6.1% 축소되고 △통신기기(9217억→9134억원) △영상음향기기(8102억원→5544억원) △전기기계 및 장치(4505억원→3046억원), 컴퓨터(1889억원→508억원) 등도 많게는 올해보다 73%나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정용 기구만이 올해 9006억원에서 내년도 9344억원으로 3.8% 증가했다. IT산업이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40.9%에서 38.7%로 낮아질 것으로 파악됐다.
김양재 산은경제연구소 팀장은 “2003·2004년의 대대적인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IT업계의 내년 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는 일종의 패턴에 의해 쉬어가는 것이며 신제품 개발이 활기를 띠면 다시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전 산업의 설비투자는 올해(84조6000억원)보다 0.4% 증가한 84조9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제조업의 경우 IT산업의 투자 감소 여파로 올해(50조4000억원)보다 2.5% 낮아진 49조2000억원으로 예상됐다. 반면에 비제조업은 35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정치인 34조2000억원보다 4.7% 증가가 전망됐다. 통신서비스도 내년 7조3084억원으로 올해(6조8904억원)보다 6.1% 증가가 예상됐다.
투자 동기별로는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71.2%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합리화(유지보수·자동화 등)와 연구개발이 각각 15.9%·5.3%였다. 또 자금조달방법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부조달이 각각 85.4%와 53.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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