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소프트웨어(SW)업체인 티맥스소프트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인 700억원 달성을 예약했다. 세계 최대 SW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한국지사도 지난 회계연도(2005.7∼2006.6)에 마의 벽으로 여겨지던 3000억원을 돌파했다. 외견상 국내 대표업체의 선전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하지만 기업 경쟁력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인당 매출액을 비교하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인당 매출액이 7000만원에 불과한 반면에 한국MS는 6억원에 이른다. 무려 8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전자신문이 12일 국내와 외국계 3대 SW업체 6개 기업의 실적을 토대로 인당 매출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국내 업체의 평균 인당 매출액은 9907만원인 데 비해 외국계 업체는 4억620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업체가 국내 업체의 4.6배보다 많다.
업체별로는 국내의 경우 올해 415억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되는 한글과컴퓨터가 1억5961만원의 인당 매출액을 기록해 국내 대표업체로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연구소와 티맥스소프트가 뒤를 이어 각각 1억3513만원, 7000만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 단 한 곳도 외국계 기업의 인당 매출액을 넘지 못했다. 외국계 업체로는 한국MS에 이어 SAP코리아가 5억원, 한국오라클이 3억4769억원의 인당 매출액을 기록했거나 달성할 전망이다. 한국오라클은 회계연도인 지난 5월 말 기준이며 SAP코리아는 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계 업체가 높은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비용을 받는 반면에 국내 업체는 이 비용을 거의 받지 못해 이 같은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계 업체는 유지보수 비용을 라이선스 비용의 18∼24%로 적용해 받고 있지만 국내 업체는 대부분 10%를 밑도는 유지보수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택 핸디소프트 사장은 “국산 SW의 값어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국내 SW업체와 외국계 SW업체의 격차를 벌여 놨다”고 분석하면서 “국산 SW가 제값을 받으면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외국계 업체는 국내 지사기 때문에 영업조직과 지원조직 인력의 인당 매출이 산정된 반면에 국내 업체는 영업과 마케팅은 물론이고 연구개발(R&D) 등 기업 전체의 인당 매출을 계산해 차이가 벌어졌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본지 조사 결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의 눈
영업조직 위주의 지사가 아닌 R&D 등을 포함한 외국계 본사와 국내 SW업체의 인당 매출액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국내 업체는 전체 직원의 인당 매출액을 산정한 반면에 외국계 지사는 영업인력 위주로 계산하기 때문에 그 차이가 커진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본지가 외국계 지사에 본사 실적 자료를 요구해 인당 매출액을 산정한 결과 MS·오라클·SAP 등 3대 SW업체의 인당 매출액은 3억6780만원으로 나타났다. MS와 오라클은 2005∼2006 회계연도인 6월과 5월을, SAP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했다. 최근 급격한 환율 하락을 고려하면 사실상 4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본사 기준으로도 MS가 가장 높다. 지난 회계연도에 41조원에 육박한 매출을 기록한 MS의 인당 매출액은 5억7493원이며 오라클은 2억3729만원, SAP는 2억9120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영업이익이 30∼45%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의 이윤도 챙기기 어려운 국내 업체와 단순 비교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세계 3대 SW업체 1인당 매출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