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업계 "나 떨고 있니?"

 초고속인터넷 시장 과열경쟁에 대한 정부의 제재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예상되자 업계가 잔뜩 긴장했다. 정보통신부는 표준계약서 마련, 약관변경 등 막바지 사전 제도 개선 작업중이며 통신위원회는 내년부터 사후규제를 더욱 체계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초고속 업계의 마케팅 운신의 폭이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이달말 노준형 정통부장관이 업계 CEO를 모두 모아놓고 과열경쟁 방지와 이용자 보호 등을 강력 주문할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과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 장관이 직접 챙긴다=노장관은 26∼28일 사이에 초고속 업계 CEO들을 모두 부를 예정이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의 과열경쟁이 진정되고 소비자 보호도 진전한만큼 이젠 초고속 분야로 눈을 돌렸다. 노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 초 정통부가 초고속 시장의 과열과 혼탁경쟁 개선을 위해 내놓겠다고 한 방안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이 알아야할 항목들을 제시하는 표준계약서 마련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약관 개선을 비롯한 몇가지 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통신위의 사후 제재만으로는 과열경쟁을 막기에 부족하다는 인식인만큼 노장관이 직접 나서 과열경쟁 자제, 적정한 마케팅 비용과 선순환 투자 등을 강력히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 통신위 사후제재 수위 높인다=내년부터 통신위의 사후 제재 수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정종기 사무국장은 “몇번이나 과열·혼탁경쟁에 대한 경고를 했지만 별로 좋아지지가 않는다”며 “영업정지 등 강력한 조치도 단순 엄포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신위는 또 과열을 체크할 수 있는 시장경쟁 지표를 마련키로 했다. 지표가 상당부분 세분화·체계화된 이동통신 수준까지 과열 경쟁지표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과징금 산정기준도 바꿀 예정이다. 초고속 분야의 과징금 수준이 몇억원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현실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

◇ 업계 대책 마련 부심=초고속 업계의 긴장도 고조됐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제재의 폭이 낮았으나 앞으로는 상당한 압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신위 관계자는 “앞으로 정통부와 통신위가 사전,사후 양쪽에서 총체적으로 시장을 감시할 것이니 업계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들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과열경쟁의 주범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약관변경 등의 사전 대응을 서둘렀다. 장관과의 간담회에선 CEO들이 과열경쟁 자제의 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LG파워콤 측은 “실제 경쟁사의 ARPU는 올해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우리만 2만8000원대를 유지하는데 과열경쟁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억울하다”라면서도 정통부의 개선방향에 잔뜩 귀를 기울였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태도를 취했지만 제도 시행의 첫 불똥이 튀지 않도록 약관개선 등의 작업에 들어갔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