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박준수)는 14일 제52차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아파트 입주예정자 개인정보를 본인의 동의없이 제3자에게 제공해 아파트 내장재 등 광고홍보물을 발송하는데 사용하도록 도움을 준 건설회사에 30만원을 손해배상 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내년 인천의 모 아파트 입주 예정자 김모씨는 지난 5월 자신의 집으로 우편 배달된 아파트 내장재 광고물을 받았다. 김씨는 아파트 내장재 업체에 자신의 이름과 집주소 등을 제공한 적이 없는데, 업체에서 홍보물을 보내온 것에 대해 개인정보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피신청인(P건설사)은 주소 라벨지를 인쇄해 아파트 내장재 업체 소재지의 우체국을 방문, 광고물을 발송했으나 라벨지 내용에는 계약자 명과 주소뿐으로 계약자의 정보를 제3자에게 직접 유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는 이는 피신청인의 개인정보보호 인식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는 사생활 자유권의 내용을 이루는 중요 요소로 피신청인은 계약자가 자신에 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통제·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소 및 계약자 명은 중요한 개인정보며 특히 주소가 오·남용되는 경우 개인정보가 범죄목적으로도 사용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피신청인이 계약자의 개인정보에 대한 일련의 보호조치 없이 관행적으로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 또는 사용하도록 허락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