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만화·에니메이션·캐릭터]에네메스 `꾸루꾸루와 친구들`](https://img.etnews.com/photonews/0612/200612150045_17120809_l.jpg)
"선악구도 없이 착한 캐릭터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팡고엔터토이먼트(대표 문제대)의 퍼핏 애니메이션 ‘초록숲 이야기-꾸루꾸루와 친구들’은 이야기 구조는 물론, 등장인물 모두가 마냥 착한 ‘무독성 자연친화 애니메이션’을 표방한다.
캐릭터 디자이너인 문제대 사장(35)의 이런 야무진 계획은 TV방영 이후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그 결실을 맺어 가는 중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남 돕기를 좋아하고, 요리사가 꿈인 ‘꾸루꾸루’와 그의 친구 랄라, 핀핀, 토토, 쿠리. 기획기간은 1년, 제작기간만 2년이 걸린 이 캐릭터들의 탄생에는 네살 난 딸아이의 아버지인 문 사장의 기획과 고뇌가 담겨있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인형을 구하고 싶다’는 댓글에서 볼 수 있듯 애니메이션 속에는 주인공들은 인형이다. 문 사장은 “일본 애니메이션 실바니아 패밀리를 제작할 당시 재질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재질과 컨셉트가 정해지자 문 사장은 “아동관련학과 교수들과, 시나리오 작가들을 만나서 자문해 캐릭터에 성격을 정리해나갔다”고 캐릭터 형성 과정을 설명했다.
이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들을 선택하고 거기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직업군인 요리사(꾸루꾸루), 연예인(랄라), 화가(핀핀), 발명가(쿠리), 비행사가 꿈인 날지 못하는 박쥐(토토)의 이미지를 입혔다. 현재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몸동작 하나까지도 캐릭터 기획 단계에서 착안했다.
캐릭터에 대한 치밀한 기획은 비단 다섯 주인공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문 사장은 “기획단계에서 주인공들이 사는 방까지도 방까지도 상품화해 라이선스 업체에게 팔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말했다. 실제 주인공들의 방은 주인공의 성격과 직업에 맞는 컨셉트에 따라 꾸며졌다. 문 사장은 “주인공 방의 띠벽지 하나까지도 흔히 볼 수 없는 소품들을 제작했는데 모두 상품화를 염두에 둔 것이다”고 밝혔다.
문 사장은 꾸루꾸루와 그의 친구들이 얼마나 오래 살았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최소한 70살까지는 살리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는 “그에 대한 1차적인 계획은 투자를 받아 애니메이션 시즌2를 치밀하고 완성도 높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에 쓰인 자체가 인형으로 상품화 될 수 있는 점을 살려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출판, 책, 완구, 색다른 인형 등의 자체 상품을 제작하는 완구회사를 세운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문 사장은 “내년 쯤 초록숲 이야기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애니메이션 속에 나온 자연친화적인 소품들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이런 노력이 꾸루꾸루와 친구들을 장수 캐릭터로 만드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