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업체 60대 CEO들 `노익장 파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지천명을 지나 이순의 나이에 접어든 휴대폰 부품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주인공은 휴대폰 케이스 업체인 인탑스 김재경 사장, 금형사출 전문업체인 재영솔루텍 김학권 회장, 휴대폰용 마이크로폰 전문기업인 비에스이 박진수 회장.

이들 CEO들은 60세에서 6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30대 젊은 직원 못지 않은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46년생인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과 47년생인 김재경 인탑스 사장은 이순(耳順)에 접어들었고, 40년생인 박진수 비에스이 회장은 고희를 앞두고 있다.

지난 81년 회사를 창립한 뒤 금형 사출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온 김재경 인탑스 사장은 요즘 들어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다.

평일에는 중국 천진을 비롯 경북 구미, 광주 등 케이스 공장을 방문, 현장경영에 나선다. 밀린 결제서류는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출근해 살펴본다. 주위에서는 김 사장의 이 같은 부지런함과 혁신적 사고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인탑스는 김재경 사장의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제조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은 최근 일본 대성프라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기술 도입을 진두지휘했다. 또한 북한 개성공단을 오가면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틈틈히 익힌 일본어 실력은 이제 통역 없이도 비즈니스 협상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랐다.

특히 김 회장은 최근 일본 제조업의 특기로 불리는 ‘물건 잘 만들기(모노 쯔꾸리)’를 적극 알리는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김학권 회장은 “일본 도요타 및 주요 전자부품업체들의 성공은 모두 모노 쯔꾸리를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수 비에스이 회장은 환갑을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분야를 꼼꼼히 챙긴다. 주위에서는 젊은 시절 교사생활을 했던 박 회장이 품질, 납기, 가격을 최우선 가치로 꼽는다고 보고 있다.

그 덕분에 지난 98년 165억원이던 비에스이 매출액은 2005년 1658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과거 6년 동안 평균 42%의 고속성장을 이룩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