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대표 박지영)와 넥슨모바일(대표 권준모)이 SK텔레콤이 이달부터 시범 운용할 ‘비즈니스 파트너몰’(BP몰) 운영을 위해 전략적으로 제휴한데 이어 와이더댄(대표 이동진)이 게임빌(대표 송병준)과 손잡고 맞불을 놓았다. 단숨에 SKT의 BP몰 프로젝트가 모바일 ‘빅4’ 간의 짝짓기를 통한 2 대 2 경쟁 구도로 전환했다. BP몰 프로젝트는 SKT가 모바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해당 몰 운영업체의 개발 및 퍼블리싱 게임만으로 구성, 일정 정액요금을 내고 무한정 다운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 정책이다. SKT는 수 개월전 1차 시범 사업자로 컴투스, 넥슨모바일, 와이더댄 3사를 선정했으며, 보다 원활한 서비스 추진을 위해 컴투스와 넥슨, 와이더댄과 게임빌이 연계한 일종의 컨소시엄이 형성된 것이다. # 화려한 라인업 자랑 ‘난형난제’ 업계의 관심은 이제 이 프로젝트가 유저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모을 것이냐는 문제와 어떤 컨소시엄이 초기 헤게모니를 쥘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유저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SKT가 전략적으로 ‘BP몰’ 자체를 네이트에 전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모바일 ‘빅4’의 강력한 네임 밸류와 각 사별 개발 퍼블리싱 게임의 라인업이 매우 화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범 서비스인 관계로 정액 요금 자체가 월 1만원을 넘지않는 파격적인 가격에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통상적으로 모바일게임을 하나 다운받는데 2000∼3000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모바일게임 파워 유저들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 자명하다. 남은 관심은 어떤 진영이 주도권을 잡느냐는 것인데, 이는 예측 불가능하다.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업체인 컴투스가 올해 ‘슈퍼액션히어로’ ‘미니게임천국2’ 등 수 많은 베스트 셀러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컴투스-넥슨 진영에 다소 무게감이 실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와이더댄과 게임빌 조합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와이더댄은 그동안 SKT의 모바일게임 마스터CP 역할을 해왔으며, 게임빌 역시 ‘삼국쟁패 시리즈’ ‘프로야구시리즈’ 등 수 많은 빅히트작을 보유하고 있다. 그야말로 난형난제다. 컴투스 박성진과장은 “현재 넥슨모바일과 BP몰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해 전담팀간의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넥슨모바일과는 서로 강점 분야가 분명히 있어 강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퍼블리셔 중심 구도 신호탄(?) SKT의 BP몰 프로젝트를 둘러싼 모바일 빅4간의 경쟁은 어쩔 수 없이 퍼블리셔 중심으로의 모바일게임 시장 구도 재편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KT를 비롯한 주요 모바일 서비스 프로바이더(SP)들은 본격적인 무선 망개방에 대비해 대형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조달하는 콘텐츠 수급 시스템의 변화를 추진중이다. 이런 점에서 BP몰 경쟁 결과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이들 빅4를 비롯한 대형 퍼블리셔들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선 자금력이 풍부한 선발 기업들을 중심으로 퍼블리싱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중소 CP들 역시 갈수록 이통사들의 콘텐츠 공급을 위한 사전 평가가 까다로워지면서 대형 퍼블리셔를 통한 ‘우회 등록’을 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통사들도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 공급업체(CP)들과의 직접 거래보다는 굵직굵직한 퍼블리셔를 통해 콘텐츠를 조달하는 것이 관리도 쉬울뿐더러 더 효율적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이다. 중견 모바일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엔 이통사 검수를 통과한 게임까지 퍼블리싱을 해달라는 업체까지 나타날 정도”라며 “이미 퍼블리셔 중심 체제로의 전환이 시작됐으며, BP몰 프로젝트 역시 이런 추세에 비춰볼 때 결과가 주목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시장 활성화 계기 이룰까 여러개의 게임을 묶어 정액제 서비스하는 방식은 사실 BP몰이 처음은 아니다. LG텔레콤이 비교적 오래된, ‘로엔드’ 게임을 묶어 저가 정액제로 서비스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SKT의 BP몰은 최신작과 빅히트작을 묶어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문제는 이러다보니, 자칫 BP몰의 인기가 급등할 경우 기존 서비스 채널의 다운로드 수가 줄어드는 역시너지가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대해 BP몰 서비스게임의 이용 가능한 기간을 1개월로 제한한다거나 다운로드 수를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 중이지만, 이같은 역시너지 효과가 돌출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요금 책정도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월 1만원이 넘을 경우 유저들의 저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만원 이하로 책정될 경우 자칫 BP몰 사업자인 모바일 4사에게 돌아가는 몫이 기대 이하일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SKT는 시범 서비스인 만큼 단기 수익보다는 사업 자체의 가능성에 보다 비중을 두겠지만, 중소기업은 모바일게임사들은 매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BP몰 프로젝트는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시범 운영되는 것으로 결과에 따라 단기 프로젝트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SKT의 BP몰 사업은 모바일 시장 활성화 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이룰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3년째 불황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가 새로운 모멘텀을 이룰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왜냐면 BP몰 프로젝트가 최근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가격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저가 정액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다 대량의 히트작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어 게임판에서 떠난 엄지족들을 다시 불러모을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BP몰 프로젝트가 만약 유저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SKT가 시범 서비스 이후에 보다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면, 모바일 게임 업계의 구조 재편과 함께 이 시장의 재 활성화에 기폭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