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음 직한 명제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변하지않는 것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말이다. 하물며 하루가 다르게 변해만가는 온라인 세상에서 이런 답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것이 무섭게 변해 가는 세상에서 꿋꿋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래시간을 버티고 있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2D’게임이다. 초창기 텍스트기반의 게임에서 발전돼 2D를 거쳐 3D로 거듭 진화를 하고 있는 게임 세상에서 원조 격인 2D게임이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날이 갈수록 화려해지고 거대해지는 온라인 게임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에서 만족하지않고 오히려 3D게임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는 그 불가사의가 궁금하지 않는가. 이제부터 그 불가사의에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해 볼까 한다. 어쩌면 거기엔 우리가 왜 게임에 열광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 ‘메이플스토리’로 전성시대 활짝 2D게임의 인기비결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정말 인기있는 2D게임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2D게임의 전성시대를 연것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도 2D게임은 존재했지만 2D게임 대세였을때 존재했던 작품들을 제외한다면 ‘메이플스토리’를 꼽는데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특히 3D게임이 주류를 이뤘던 시기 혜성처럼 등장, 서비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엠게임의 ‘귀혼’도 빠트릴 수 없다. 귀신과 무협이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오픈 당시 8만5000이라는 동접을 기록할 정도로 큰 반응을 이끌어 냈었다. 최근 서비스 1년을 맞아 중국서비스는 물론 대만에까지 진출해 국내 게임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도 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큰 인기를 얻고있는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붉은보석’이라든지 넥슨의 비행슈팅RPG ‘나나이모’ 등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 보는 그대로 이해된다? 이처럼 다양한 2D게임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는 우선 보는 그대로 이해되는 높은 직관성을 꼽을 수 있다. ‘나나이모’ 개발사 탑픽의 공두상 이사는 “2D게임은 무엇보다 3D처럼 지형과 캐릭터의 공간개념을 이해할 필요없이 화면에 평면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에 움직임에만 초점을 맞추면 돼 누구나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다”며 “여기엔 어려운 조작도 필요없고 어지러운 화면 때문에 눈이 피로할 이유도 없다. 그저 게이머들은 보는 그대로 캐릭터를 조작하면 될 뿐”이라고 2D게임의 높은 직관성이 인기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메이플스토리’와 ‘나나이모’ ‘귀혼’ 등 대다수 2D게임들은 마우스 조작을 최대한 제외한 채 키보드 조작만으로 컨트롤을 가능케 해 2D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직관성과 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3D게임에서 일정 지점을 이동해야 할때는 좌표를 기억하고 복잡한 맵을 보며 헤매야 하지만 2D게임에서는 그런 과정없이 그저 상·하·좌·우로만 이동하면 된다. 즉 키보드의 상·하·좌·우 만을 이용해 조작하는 캐릭터는 게이머가 평면인 화면에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지 예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2D게임의 높은 직관성과도 이어지게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 친근한 캐릭터 넘쳐나고 직관성과 함께 2D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은 바로 캐릭터의 친근감이다. 엠게임 ‘귀혼’ 장연우 기획실장은 “2D 캐릭터는 대체적으로 8등신보다는 2.5등신에 SD캐릭터와 가깝게 설정된다”며 “이처럼 SD캐릭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머리를 크게 부각시키는 캐릭터가 실제 등신에 가까운 캐릭터보다 귀엽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캐릭터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이는 2D게임의 특성상 물체의 한 면만을 보여줄 수 밖에 없어 캐릭터의 특징을 쉽게 설명하기 위함”이라며 “여타의 게임들과 달리 친근하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여성들과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2D캐릭터는 앞서 설명한 직관성으로 인한 쉬운 조작법과도 연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3D게임과 비교해 그리 높지 않은 시스템 사양 역시 2D게임의 대중화 성공 요인으로 여러 개발자들은 손 꼽았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컴퓨터 사양이 뒤쳐지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2D게임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2D게임이 높은 직관성과, 손쉬운 조작법, 친근하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인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즉 단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그러할 뿐 2D게임 역시 높은 게임성과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있어 3D게임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게임을 하는 원초적인 이유, 즉 즐거움을 얻는데 2D와 3D는 크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눈에 보여지는 화면이 다를 뿐 게임내에서 사냥을 하고 레벨업을 하고 여러 게이머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있어 차별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2D액션게임이 3D액션게임과 다른 것은 캐릭터의 모습과 움직임일 뿐 게임를 통해 얻는 카타르시스와 레벨업의 즐거움은 똑같듯 말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어떤 게임을 즐기느냐’가 아닌 ‘게임으로 무엇을 즐길 수 있느냐’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 개발자들의 충고다.
모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