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을 빛낸 인물](3)대구·경북

 2006년 대구·경북은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희망을 찾아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특히 산·학·연 각 분야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쏟아내 대구경북이 첨단산업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던져줬다. 올해부터 인프라를 갖추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은 상용화 가능한 실질적 연구 성과를 잇달아 내놓았다. 학계 또한 산·학·연 네트워크에서 지역 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중심역할을 하며, 그동안 개발한 기술의 업계 이전을 위해 적지않은 공헌을 했다. 아울러 업계 쪽은 지원기관들의 도움에 힘입어 게임과 모바일, 임베디드, RFID/USN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내 집 앞마당처럼 누빈 한 해였다. 특히 업계는 각 분야의 최고 기업이 되기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 기술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던 해기도 하다.

 ◇연구소=DGIST는 특히 본격적인 연구를 착수한 지 1년 만에 나노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잇달아 발표했다.

 임상규 나노신소재연구팀 선임연구원은 ‘유무기 복합재료 나노섬유에 은 나노입자의 광증착’이라는 논문으로 세계 과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DGIST의 이 논문은 독일의 과학저널 ‘고분자 재료·공학’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나노신소재 연구분야의 핵심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DGIST 나노디바이스연구팀에서 OLED와 OTFT 소자개발을 담당해온 김대환 연구원은 ‘OLED 백라이트 응용을 위해 패널 설계 및 툴링’을 구축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내년 상반기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이번 연구는 새로운 OLED 면 광원 애플리케이션을 제시하고, 주춤하고 있는 OLED시장에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된다.

 DGIST 나노신소재연구팀의 김순현 선임연구원도 최근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우수여성과학자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현재 ‘나노복합체 섬유를 이용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제거’에 대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대구임베디드SW연구센터의 서대화 센터장은 지역의 전통산업인 자동차부품업계와의 다양한 공동연구를 기반으로 임베디드 기술의 상용화에 뿌리를 내리는 역할을 했다.

 특히 서 센터장은 지난달 근거리 무선통신인 지그비를 활용한 공장 자동화용 소형 휴대단말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기업체에 공급하기도 했다.

 또 ETRI 대구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 김광수 센터장도 올 하반기 대구경북지역 임베디드 관련 기업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외 지난 3월 제6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으로 취임한 류경렬 원장은 최근 연구기관으로서는 최초로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6시그마 혁신상’을 수상했다.

 ◇학계=포스텍(POSTECH)의 박준원 교수(화학과)는 ‘NSB 포스텍’이라는 학교기업을 창업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10월 DNA 칩용 ‘글라스 슬라이드’ 2종을 출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박 교수는 학교기업 1호인 NSB 포스텍을 유전자 칩 개발의 핵심기술인 나노수준의 표면구조 조절기술을 사업화해 세계적 나노바이오 전문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규철 포스텍 교수는 올해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으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반도체 발광소자(LED)의 금속전극을 반도체 나노막대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 LED의 내구성과 밝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최승문 포스텍 교수(컴퓨터공학과)도 올해 ‘다중 감각을 이용한 과학적 데이터 지각화’에 대한 연구로서 물체의 모양과 경도를 인지적으로 정확하게 사용자에게 촉감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햅틱 렌더링 방법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그외 △위치 추적이 가능한 체험형 리모트 컨트롤과 △대형 가상환경에 적합한 이동형 햅틱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영남대 한창욱 박사(객원교수)도 지난달 30대 토종박사로 미 마르퀴스사와 영국 국제인명센터(IBC) 등 양대 세계 인명사전 6곳에 이름을 올려 화제를 낳았다.

 컴퓨터 지능(CI)을 전공한 한 박사는 지난 2년간 SCI급 국제저널 14편의 논문을 발표한 것을 비롯, 총 35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남대 지역혁신센터를 이끌고 있는 박용완 교수도 이달 초 중국노키아연구센터와 노키아 학생연구소 스폰서십 협약을 체결하는 등 모바일 분야 R&D 인력양성에 남다른 노력을 쏟고 있다. 박 교수는 특히 최근 지역기업들과 공동연구협약을 맺고, 기업에 직접 R&D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종호 경북대 교수도 ‘3차원 나노 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소자’를 개발, 최근 과학기술부·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과학기술자상’을 받았다.

 대구대 이용두 총장도 지난달 말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초로 네트워크 자체망에 전원이 공급되는 10기가비트 백본망을 통해 데이터와 음성, 영상을 동시에 송수신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망을 구축, 올해 대학 정보화를 선도했다.

 이 총장은 그외 RFID/USN 분야의 산업활성화를 위해 학내에 연구개발 인프라를 조성하는 한편, RFID/USN을 지역에 정착시키기 위한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업계 및 지원기관=올해 업계에서는 기술개발과 마케팅, 지역 IT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대외 활동 등에서 상당수 기업인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우선 지원기관으로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박광진 원장은 올해 대구를 문화콘텐츠와 임베디드 산업의 중심도시로 부각시키는 주된 역할을 했다.

 박 원장은 대구e스포츠페스티벌과 대구 국제임베디드 콘퍼런스를 주관하며 관련 분야 산업을 지역에 안착시키는 데 공헌했다.

 KOG와 라온엔터테인먼트도 지역 업계로서 게임산업을 지역에 뿌리내리는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종원 KOG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액션대전 ‘그랜드 체이스’의 뒤를 이어 발표한 ‘엘소드’까지 출시 전부터 국내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박재숙 라온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올해 동화를 기반으로 한 캐주얼 액션 게임인 ‘테일즈 런너’를 중국·일본·대만·태국 등 해외시장에 안착시키며 국내 게임기업의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 8월 국내 게임업체로서는 최초로 세계적인 종합게임 유통업체인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를 통해 테일즈 런너의 중국서비스 계약을 성사시켜 게임업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RFID 기업인 인트모아의 김명화 대표는 사업뿐만 아니라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으로서 더 돋보인 한 해였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지회 출범과 함께 지금까지 대구경북지역 여성 IT기업인들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으며, 오는 21일에는 IT고급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IT전문교육기관을 설립하는 등 지역 IT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통합재난관제시스템 전문기업인 위니텍의 강은희 대표도 올해 소방방재청을 비롯, 전국 대다수 소방본부에 긴급구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관련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 통합재난관제시스템의 핵심 모듈인 CTI서버 응용프로그램인 ‘WinECCS’와 위치추적정보시스템의 응용프로그램인 ‘WILIH’에 대한 GS를 획득하기도 했다.

 위니텍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전자정부지원사업인 USN기반 화재예방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하는 등 활발한 기업활동을 펴고 있다.

 또 3D GIS 전문기업인 이지스의 김성호 대표도 GIS 엔진 ‘XD월드’ 제품군과 GIS 응용솔루션, 웹솔루션으로 관련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괴산군의 텔레매틱스 기반 테마관광 및 안전관리시스템구축, 구미시의 다차원공간정보기술을 활용한 기업투자 시스템구축 사업을 수행했으며, 지난달에는 일본의 씨그립과 XD월드의 일본 총판 계약을 하며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바일 전문기업인 퓨전소프트의 R&D소장인 백상엽 부장은 ‘세빗 2006’에서 이탈리아에 PMP 4만대 수출을 성사시키는 숨은 역할을 했다.

 또 연구소 실적으로는 단말기 원격제어 솔루션인 ‘Phonedor’의 GS인증을 획득했고,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위한 플래시 메모리 저장 시스템 및 그 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맥산의 백광 대표는 전 세계 카PC 제품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받을 만하다. 백 대표는 올 한 해 동안 자사가 개발한 카PC ‘인필’을 해외전시회에 잇따라 출시하며, 국내 카PC의 기술력을 해외에 과시했다. 백 대표는 내년부터 인필의 국내외 본격 판매에 나서 세계 PC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