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 업계를 견인해온 휴대폰 업체가 올해 중국공장을 중심으로 중국·대만산 부품 채택을 본격화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저가폰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국내 부품업계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부품업체 입장에서 국내 휴대폰 업체의 향후 저가폰 비중이 10% 이내라면 굳이 수익성을 포기하면서 시장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상이 될 때에는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대만 부품 채택 확대=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중국 천진 휴대폰 공장에서 중국·대만산 부품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의 경우 올해 초 BYD·리센 등의 제품을 채택하기 시작, 현재 월 200만개 정도를 구매하고 있다. PCB 역시 올해부터 중국산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으며 키패드의 경우 대만 실리텍사의 제품을 일부 채택했다.
LG전자 역시 올해부터 중국 공장에서 중국산 PCB를 구매하기 시작했으며 배터리도 중국의 BYD 제품을 일부 모델에 채택했다. 또 휴대폰케이스의 경우 대만그린포인트(DGP) 휴대폰 케이스를 채택했다. PCB의 경우 휴대폰 한 모델당 국내 업체 2곳에 발주를 의뢰해왔으나 아예 국내업체 한곳과 중국업체 한곳으로 발주를 의뢰하는 추세여서 내년부터는 중국 PCB 유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LG전자가 구매하는 배터리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5%, LCD 모듈은 8%, PCB는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중국·대만 업체의 공성=중국·대만업체들은 우선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저가폰 제품 생산이 집중되는 중국 현지 공장을 중심으로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중국 현지 공장 공략부터 시작한 후 국내 공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2차 전지 업체인 BYD의 경우 이미 LG전자와 삼성전자에 올해부터 2차 전지를 본격 공급하고 있다. 또 대만계열의 중국 PCB업체들도 올해부터 이 지역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대만의 케이스 및 키패드 업체 역시 올해 국내 휴대폰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전담팀까지 구성했으며 중국 공장에 제품을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업체 단가인하 불똥 우려=국내 부품업체들은 우선 중국·대만산 부품이 저가 폰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PCB의 경우에도 다층이 아닌 저가의 표준화된 PCB 수입에 그치고 있고 배터리 역시 저가 제품 중심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제품에서는 중국산과 국내 부품과의 가격 격차가 10∼20% 가까이 차이나는 만큼 수익성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내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만·중국 부품 채택율이 10% 미만으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 및 대만산 부품의 시장진입은 전반적인 단가 인하 압박 카드로 작용한다는 것이 국내 부품업체에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