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나리오, 온라인서 사고 판다

 ‘인터넷 e마켓을 통해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를 사고 판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안정숙)가 운영중인 한국영화 시나리오 마켓(http://www.scenariomarket.or.kr)이 새로운 사이버 거래 현장으로 뜨고 있다. 이 사이트는 신인 또는 기성 작가가 시나리오를 등록하고, 영화 제작사가 등록된 작품을 구입해 영화화할 수 있도록 연계해 준다.

 월 평균 100여 편의 시나리오가 신규 등록될 정도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최근까지 약 40편의 시나리오가 영화사에 판매돼 영화로 상영됐거나 제작중이다. 이렇게 제작된 대표작이 황인호 작가의 ‘도마뱀(원제 아리조강 납치사건)’으로, 배우 조승우와 강혜정 주연의 영화로 상영됐다. 최근에는 원신윤 작가·감독의 ‘구타유발자들’과 최종구 작가의 ‘무도리(원제 무도리에 꽃이 핀다)’도 개봉됐다.

 시나리오 마켓은 1년에 한번 진행하던 시나리오 공모전을 변형한 것으로 영진위 공모전의 권위와 우수 시나리오 발굴의 장점은 살리고 작품의 저작권공시와 영화사 중개 기능을 추가했다. 시나리오는 영화화를 원하는 작가(지망생) 누구나 2만원의 등록비를 내고 올릴 수 있으며 채택될 경우 최고 3000만∼4000만원 가량에 영화사에 판매된다.

 영진위 측은 이 중개사이트에서 우수시나리오를 발굴, 매달 우수 시나리오를 추천하고 있다. 극영화의 경우 분기별로 500만∼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도 제공한다.

 영진위 국내진흥팀 문봉환 팀장은 “작가 입장에서는 시나리오 마켓에 바로 등록해서 내 작품을 영화인들에게 공시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받고 영화사들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접하고 우수한 작품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회원제로 저작권 보호를 위해 9인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저작권 보호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등록된 시나리오는 회원들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누가 어떤 작품을 열람했는지가 기록돼 추후 발생할 지도 모르는 작품 표절 시비에 대비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