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등에 이어 일반 전자 부품·소재 분야에서도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세계 1위로 올라선 LCD·CDMA 휴대폰 등의 후방 효과가 5, 6년이 지난 현재 부품·소재 분야에서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텍·비에스이·휘닉스피디이 등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속속 세계 정상에 올랐으며 삼성SDI·삼성전기·소디프신소재도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선도업체를 따돌리고 세계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변종립 산업자원부 부품소재팀장은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부가 지난 2001년 부품소재 특별법 등을 제정해 관련 산업을 육성한 것이 부품소재 분야에서도 1위 기업이 나오게 된 배경”이라며 “내년부터 중핵기업 육성, 부품 분야와 차별화된 R&D프로그램인 소재 발전 대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부품소재 흑자는 전체 무역흑자의 2배인 3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작지만 당당한 세계 정상=휴대폰의 정전기 방지부품인 배리스터를 생산하는 아모텍은 올해 매출액이 700억원 정도지만 이 분야 세계 1위다. 아모텍은 지난 2003년 하반기에 TDK 등 일본 기업을 제치고 이 분야 정상에 올랐으며 이후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왔다.
비에스이는 휴대폰용 일렉트릭 콘덴서 마이크로폰(ECM) 분야에서 부동의 1위다. 비에스이는 지난 2004년 일본 호시덴을 제치고 35%의 시장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올해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을 전망이다. 삼성전자·LG전자뿐 아니라 노키아·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세계 5대 휴대폰 메이저가 모두 비에스이의 고객이다.
휘닉스피디이는 PDP의 전극의 절연피막과 격벽용 재료인 PDP 파우더 분야에서 올해 일본의 아사히 등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이 회사 자체 집계로 지난 3분기 35%의 점유율을 기록해 24%에 그친 아사히를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렸다. 휘닉스피디이는 지난해에 28% 점유율로 32%인 아사히를 턱밑까지 추격했었다.
◇내일은 나도 세계 톱=삼성SDI와 삼성전기는 각각 전지와 PCB에서 정상 등극을 앞두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활약은 소재산업에 또 다른 후방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는 전체 원가의 60%를 양/음극물질·전해액·격리막·팩 등 관련 소재가 차지하며 PCB도 이에 못지 않은 많은 소재를 필요로 하는 품목이다.
삼성SDI는 오는 2008년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올해는 산요·소니에 이어 3위에 랭크됐지만 내년에는 소니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서고 오는 2008년에는 부동의 1위인 산요까지 추월하겠다는 포부다. 전문가들은 소니가 배터리 리콜 사태로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만큼 삼성SDI의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오는 2008년에 PCB 부문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이다. 이 회사는 올해 일본의 CMK, 대만의 난야 등에 앞서 3위에 올라 정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 오는 2008년에는 세계 1, 2위인 이비덴과 니폰멕트론을 모두 제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LCD 공정의 세정가스로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F3)에서는 소디프신소재가 내년 3공장을 가동, 13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 정도면 미국 에어프로덕트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로 부상한다. 소디프신소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8년 상반기까지 총 800억원을 투입해 연간 생산능력을 1600톤 규모로 증설, 세계 1위에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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