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엇갈린 새해 경영전략 `눈길`

정해년 새해를 맞는 국산 소프트웨어(SW)업체와 다국적 SW업체의 분위기가 정반대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산 SW업계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철저한 성장 전략을 예고한 반면, 다국적 SW업계는 내수 시장 침체에 따른 생존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년 다국적 업체의 가파른 성장을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봤던 국산 업체들은 새해를 기점으로 다국적 기업의 성장세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다국적 SW업체들은 새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3∼4%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 새해 전략을 보다 보수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사자원관리(ERP)시장을 이끌어온 다국적기업 SAP코리아(대표 한의녕)는 최근 새해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경영 전략을 성장 모드에서 생존 모드로 전환했다. 지난 2002년 한의녕 사장 취임 이후 매년 두자릿수의 고성장세를 거듭해온 SAP코리아는 새해부터는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대기업 ERP 수요 감소로 이 같은 고성장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권우성 SAP코리아 본부장은 “새해에는 환율, 유가 등 경기불안 요인이 그대로 잔존하고 대선이라는 변수까지 생기면서 국내 기업들의 전산투자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던 한국오라클(대표 표삼수)도 새해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표삼수 한국오라클 사장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면 기업들의 SW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만큼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짜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CA 등 주요 외국계 SW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와는 달리 국내 주요 SW업체들은 성장 일변도다. 그동안 내수 시장을 통해 쌓은 제품 경쟁력과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 쏟아내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며 벼르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핸디소프트, 투비소프트 등 국내 주요 SW업체들이 아직 구체적인 새해 경영전략을 내놓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30∼50% 가량의 높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대표 김병국)는 새해 매출 1000억원 이상 달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제품 다변화와 해외 시장 진출로 매출이 올해(700억원)보다 최소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만 티맥스소프트 상무는 “새해 초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영 목표는 제시할 수 없지만, 매출 1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영이 가속화하면 매출액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X인터넷 선두주자인 투비소프트 김형곤 사장은 “새해는 일본 시장을 다지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 글로벌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며 “계획대로라면 5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연구소, 한글과컴퓨터, 아이티플러스 등 주요 업체들도 글로벌 경영을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어 새해 국내 업체들은 수출 전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