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존(SK텔레콤), 폰앤펀(LG텔레콤), 휴플레이스(아모레퍼시픽), 뷰티크레딧(소망화장품), 딸기가 좋아(쌈지), 더 뱅크 존(신한은행)….’
신한은행 e비즈니스 사업부는 삼성동 코엑스몰에 새 점포를 마련하면서 TTL존 등 이동통신사의 체험마케팅 공간이나 ING그룹의 ‘다이렉트 카페’를 벤치마킹했다.
NG그룹이 인터넷 전업 은행을 운영하며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ING 다이렉트 카페’를 차려 영업을 한 성공사례를 본떴고 TTL존 등이 젊은이의 발길을 사로잡은 이유에 주목했다. “최대한 은행 냄새가 안나도록 구성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다.
이렇게 탄생한 공간이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몰과 목동 메가박스 두 곳에 22일 문을 연 ‘더 뱅크 존’이다. 이동통신, 화장품, 패션에 이어 은행에서도 체험문화 공간을 활용하는 체험마케팅·감성마케팅이 등장한 것.
더 뱅크 존에서는 회원들에 인터넷뱅킹, TV뱅킹과 함께 영화티켓 발권이나 도서 대여, 음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6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을 갖춰 대학의 졸업발표회 등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LG전자의 최신 휴대폰이나 MP3P, 내비게이터도 전시해 젊은이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단장했다.
하늘과 잔디로 꾸민 120평 규모의 공간에 젊은 층을 수용하는 열린공간, 자연친화적 공간을 지향하는 둥근 주사위 모양으로 단장했다. “비용절감 효과가 있지만 영업면에서 약한 비대면 채널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젊은 층이 다가오기 편한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젊은 층이 솔깃할 금융상품도 마련해 더 뱅크 존에서 시뮬레이션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토익, 토플점수를 높이면 ATM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유학정보 등도 다양하게 제공하는 ‘캠퍼스 플랜’이 그것이다. 대학생 시절 주로 쓴 계좌 가운데 절반가량을 직장에 가서도 사용하더라는 실태 조사가 마케팅 전략의 바탕이 됐다. 김병규 e비즈니스 사업부 차장은 “좀 더 젊은 고객에 다가서자는 은행의 전략이 탄생시킨 공간”이라며 “새해 1월까지 대구·전주·부산 해운대 메가박스 영화관에 3∼5호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 뱅크 존으로 은행 영업점을 프리미엄 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은행 중 하나인 K은행이 영업점의 형태를 재설계한 모델을 경기도, 충청도 등 세 곳에 시험운영하고 있다. 그외 대형은행들도 고객과의 접점에 투자를 확대 중이다. 은행 공간을 업그레이드하는 솔루션을 내놓은 LG히다찌의 전성모 부장은 “맹인 안내견이 맹인손님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 점포배치에 반영되는 등 국내 주요은행들이 영업점포 재배치에 경쟁적으로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