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시즌을 바라보면서

 병술년의 한해 마감도 머지 않았다. 두툼한 달력을 받아쥔 게 불과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밑이다.그러고 보면 세월은 유수와 같다는 옛선현들의 말이 결코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이 앞서 나갈 때다.특히 게임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더 그렇다.    한해의 마감과 새해 설계,그리고 최대 성수철인 겨울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그들의 표정을 보면 말 그대로 대 회전을 앞둔 전사나 다름 없다.   그럴 법도 하다. 어디 예전과 같은가. 수요는 변곡점에 서 있는데 반해 공급량은 엄청나다. 유저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져 변변한 작품으로는 해 볼 재량이 없다. 여기에다 내수 체감 온도는 차디차기만 하다.   다행스럽게 아이러니컬한 사실 하나는 경기침체와 엔터테인먼트의 함수관계는 늘 반비례 해 왔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그러한 자료가 없지만 미국의 경우 불황 때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더 성장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게임에 이 같은 함수를 대비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예측불허의 시장이 게임이고 보면 섣부른 실망보다는 철저한 준비가 맞다고 본다.   해마다 늘 아쉽게 느낀 점 가운데 하나는 개별 업체의 전열 가다듬기는 괜찮은데 이를 한데 모아 힘을 극대화하려는 업계의 전술적 노력이 전혀 안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게임업계의 겨울시즌은 한해의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흐름이 또다른 시즌인 8월 여름으로 이어진다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겨울시즌을 개별업체에만 맡겨둘 사안이 아니다. 다름아닌 업계 차원의 신명나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협회나 관련단체에서도 일정 몫을 맡아줘야 한다는 의미와 다름 없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른바 12월 마지막 주간을 게임 주간으로 제정하거나 건전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겨울시즌에 맞춰 전개하는 방안 등이 그 묘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솥뚜껑 보고 놀라고 있는 정부차원의 지원도 요구해야 한다.   또다른 한가지는 개별업체의 힘과 역량이 너무 경쟁사 압도하기나 제압하기에 모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경쟁 원리의 적용은 당연하다. 상대를 이기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경쟁사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시장질서마저 흐려선 곤란하다. 그 것은 시너지 효과는 커녕 과욕으로 인해 시장을 왜곡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적어도 시즌때 만큼은 업체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마케팅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올 겨울은 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는 빅 시즌이다.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바다이야기’사태로 인해 주눅이 들대로 든 곳이 다름아닌 게임업계다. 그리고 이제 큰 호흡을 가다듬고있다. 한판승부도 멋지게 잘 펼쳐 줬으면 한다.   그 것은 게임업계의 재활 여부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에 있어 게임산업이 너무나 긴요하고 그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모인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