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134)초전도 전자 추진선

[사이언스 21](134)초전도 전자 추진선

 보통 배는 엔진으로 스크루를 돌려 앞의 물을 뒤로 뿜어내거나 바람의 힘을 이용해 움직인다. 그런데 최근 전자기력을 이용하는 ‘초전도 전자 추진선’ 개발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바닷물에 자기장을 걸고 직각 방향으로 전극 두 개를 설치해 전류를 흘려보내면 바닷물 속의 염소 이온과 나트륨 이온은 힘을 받아 움직이게 된다. 초전도 전자 추진선은 이들 이온을 뒤로 밀쳐내는 힘으로 전진한다.

 초전도 전자 추진선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스크루와 같은 기계 회전 장치가 없어 진동과 소음이 없는 안락한 배를 만들 수 있다. 또 잠수함의 위치를 탐지하는 음파탐지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계 장치를 움직이는 것보다는 전류를 조절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에 순발력 있게 선박을 조종할 수 있다. 전류의 방향을 바꿔 센티미터 단위의 정교한 움직임까지 조정 가능하다.

 이런 장점은 쇄빙선이나 석유시추선처럼 정밀하게 조정해야 하는 선박이나, 적군의 포화를 피해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군용 선박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초전도 전자 추진선을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추진력은 전류와 자기장의 크기에 비례하는데, 기존 추진방식과 비교해 경제성을 갖추려면 10T(테슬라, 자장의 단위) 정도의 자기장이 있어야만 한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에 사용되는 강한 전자석이 1.5∼3T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수배 더 큰 자기장을 실용화해야 한다.

 이밖에 강력한 자기장이 기계나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높은 수준의 자기 차폐 기술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