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건전한 게임문화와 `PC방 등록제`

　최근 사행성 PC방 척결을 위한 움직임이 국회와 업계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정부가 사행성게임 근절을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바꾼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정부는 ‘PC방 등록제’를 골자로 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도 사행성 PC방 척결을 위해 문화부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며 정부의 의지에 힘을 보탰다. 이렇듯 정부와 협회 그리고 업계의 빠른 움직임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구된 사행성 온라인 PC방 근절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제가 되는 전국 3000여개의 사행성 PC방은 일반 PC방과 형태가 비슷하나 고스톱·온라인 경마·포커·바둑이 등 불법 프로그램을 여과 없이 제공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사행성게임 근절을 위한 보완 대책을 발표, 경품 및 사이버머니 환전업을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어 공포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사행성 게임에 오용되는 상품권과 경품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것으로 사행성 게임에 대한 참여정부의 강력한 근절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 법안에 따라 등록제였던 게임장은 허가제로, 자유업이었던 PC방은 등록제로 전환되고 PC방은 사행성 게임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은 사행성 게임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부가 건전한 게임은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이런 강력한 정책이 있으면 분명 어디선가는 부당하다는 소리가 나오게 된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서 투자를 해 사행성 PC방을 만들었다가 지금은 사회적 문제의 핵심이 되면서 피해를 본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건전한 2만2000여 PC방을 3000여개에 불과한 사행성 PC방과 동일시하면서 건전한 PC방까지 함께 규제하는 정부의 섣부른 규제 정책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쇠뿔을 바로잡겠다고 나서다 소를 죽여버리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PC방의 불건전한 면을 산업근간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해결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정부가 사행성 PC방에 대한 명확한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사행성 게임방 문제는 올해 초부터 줄곧 거론됐다. 그러나 사행성 PC방 분류 기준은 아직 불명확하다. 정부의 미온적 대처와 사행성 PC방을 분류하는 명확하지 않은 잣대로 인해 엉뚱한 PC방 업주가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

　또 무조건적으로 PC방을 규제하려는 정부의 시대착오적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건축법상의 PC방 면적 규제와 시대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금연법 제정 등의 예가 보여주듯이 업계가 받아들이기 힘든 규제안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와 사용자가 윈윈할 수 있는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대안이 시급하다. 더불어 현재 PC방 업계 스스로도 소모적인 경쟁을 자제하고 PC방이라는 공간을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자체적 노력도 따라야 한다.

　잘못된 법과 정책이 이제는 자리를 바로잡아가는 중이다. 심한 홍역을 앓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건전한 게임 문화의 장이 더욱 굳건해지리라 믿는다.

　앞으로 건전한 게임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규제 아래 업계 자발적인 노력이 어우러져야 사행성 PC방과 같은 사회를 어둡게 만드는 요소가 없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건전게임문화 공간을 제공하려는 대부분의 PC방에 지역 주민이 더욱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김국준 쿠도인베스트먼트 사장 kimcookjun@cudoinve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