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홈쇼핑 시장 진출이 성사됐다. 롯데쇼핑은 지난 8월 우리홈쇼핑의 1대주주인 경방과 그 우호지분을 인수해 53%를 확보했으나 방송위원회의 최다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해 최종 진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은 27일 방송위원 9인 전체회의를 열고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최다주주 변경 신청에 대해 조건부 승인키로 결론내렸다. 방송위는 이날 △롯데쇼핑의 홈쇼핑 소유에 대한 법적 검토 △홈쇼핑방송 승인정책 부합 여부 △시장지배력 증대에 따른 독과점적 지위 확대 우려 등에 대해 논의를 거쳤다. 방송위는 롯데쇼핑의 홈쇼핑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이런 사유가 변경 승인을 불허할만큼 중대하지 않다는 최종 판단을 내린 셈이다. 방송위는 조건부 내용으로 △지역경제와 중소기업의 활성화 기여 △매년 영업이익 4%의 사회환원 △승인시 롯데쇼핑의 60억원 기금출연 등을 내걸었다.
◆뉴스의 눈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가 실현됨에 따라, 그간 ‘3강 2약’으로 안정된 시장 경쟁이 해오던 홈쇼핑업계가 내년 요동칠 전망이다. 이는 롯데쇼핑의 진입이 단순히 경쟁자의 등장일 뿐 아니라, 그간 이른바 ‘S급’채널 확보 경쟁에서 물러서있던 우리홈쇼핑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S급 채널 수수료의 급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홈쇼핑은 케이블TV(SO·종합유선방송사)의 채널을 통해 노출시켜 전자상거래를 성사시키기 때문에 SO의 채널이 절대적이다. SO의 채널은 30∼100개에 달하지만 홈쇼핑 사업자들이 원하는 이른바 ‘S급’은 3개에 불과하다. S급 채널이란 KBS1·2, MBC, SBS 등 4개 지상파의 사이 채널이다. 시청율이 압도적인 지상파 채널 옆에 있어야, 시청자 노출이 원할하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의 고위관계자는 “채널을 S급에서 A급으로 변경만 해도 매출만 곧바로 20%가 감소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S급 3개 채널은 GS홈쇼핑,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3사만 확보했으며 이에 따른 고가의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우리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은 상대적으로 저가인 A급채널로 만족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홈쇼핑을 인수한 롯데쇼핑은 S급채널 확보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3개 S급채널을 놓고 4개 사업자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티브로드,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HCN, 큐릭스 등 주요 MSO들은 내년 1분기에 홈쇼핑사업자들과 채널 선정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S급채널의 지급수수료 폭등이 예상된다.
CJ홈쇼핑의 관계자는 “벌써부터 MSO에선 내년 수수료가 올해보다 20∼50%까지 늘어날 것인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5개홈쇼핑이 SO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연간 2500억∼3000억원인데 이게 내년에 3000억∼4000억원까지 증가할 기미”라고 덧붙였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