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이들에게 배운다-KT

`유선 강자에서 유비쿼터스 리딩기업으로’

2002년 완전 민영화를 이룬 KT(대표 남중수 http://www.kt.co.kr)의 변신이 놀랍다. 다소 방만하고 느슨한 공기업의 분위기를 탈피해 고객관점과 시장친화형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 요즘 KT 어디를 가든 ‘원더풀KT’ ‘사랑합니다’라고 얘기하는 직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남중수 사장은 “초기만 해도 어색했던 이런 구호들이 이제 서서히 조직에 자연스럽게 배었다”고 평가한다.

KT는 지난 2002년부터 기업 비전을 ‘가치 네트워킹 기업’으로 설정했다. 성장 기반이 된 전화사업 중심 사고를 탈피해 브로드밴드, 솔루션 중심의 회사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부족했다.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산업간 컨버전스가 발생하면서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고 고객도 역시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KT는 이 같은 전환기를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전임직원이 8개월간 참여해 새 비전을 수립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원더풀 라이프 파트너’이다. KT가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고객의 생활을 경이롭게 만드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 전화사업이나 단품 서비스가 아닌 고객이 필요로하는 가치를 충족시켜주는 유비쿼터스 리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KT는 이를 추진하기 위해 기존 서비스를 4대 고객가치영역인 △디지털엔터테인먼트 △편의솔루션 △비즈솔루션 △통신의 진화영역으로 재편했다. 새해 투자금액 2조8000억원 가운데 30%를 신성장 분야에 투입해 성장을 견인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철저한 고객 중심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7대 변화방향을 정하고 혁신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KT는 새해에 11조9000억원이라는 매출 목표를 세웠다. 유선전화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수치지만 신규 성장사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IPTV 및 콘텐츠 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다. 여가활동 비중이 높아진 사회 흐름에 비춰 고객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과 가치를 제공한다는 관점이다. IPTV 사업은 이미 시범서비스를 통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TV메신저나 UCC와 같은 차별화된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 고화질 HD급 서비스는 기본이다. 무엇보다 IPTV가 통방융합 시대의 핵심 아이콘인 큼 시장 전체 크기를 키울 수 있도록 협력적 경쟁기반을 KT가 앞장서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이미 진행중인 시범사업 컨소시엄과 같이 때로는 전통적 경쟁사업자와도 제휴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끌며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콘텐츠 사업은 유무선 인터넷 포털이나 스카이라이프 등 기존 서비스는 물론이고 IPTV·와이브로·HSDPA 등 신규서비스에 이르기까지 KT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 라인업이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인터뷰:남중수 KT 사장 

“이제는 라스트 1마일이 아닌 퍼스트 1마일입니다.”

남중수 사장은 요즘 고객가치를 알리는 전도사 역할에 여념이 없다. 퍼스트 1마일을 강조하는 것도 통신사업자가 아닌 고객의 처지에서 무한한 가치가 창출되는 공간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다. 그래서 상품도, 마케팅도, 투자도 모두 철저히 고객관점에서 진행한다. ‘어떤 상품이 잘 팔릴까’가 아닌 ‘고객이 어떤 상품을 좋아할까’로 시각을 바꾸는 것이다. 사소한 차이같지만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관점의 차이라는 것이 남 사장의 생각이다.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수익성 있는 경쟁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가입자망을 FTTH화 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특히 새해에는 180만회선의 FTTH를 공급하고 내년까지 총 투자재원의 60% 이상을 집중 투자해 고객들이 초고속인터넷의 품질만족은 물론이고 IPTV, u로봇 등 컨버전스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IPTV 역시 마찬가지다. 남 사장은 “법제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상용화에 걸림돌이 있지만 고객이 융합서비스의 가치를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합상품도 새해부터 고객관점에서 유선과 무선, 통신과 미디어, 통신과 비통신 등의 다양한 형태 제품을 5∼10종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새해 4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지역의 커버리지 구축이 완료되는 와이브로에 대한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며 단말의 다양화, 결합서비스 제공 등으로 가입자 유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끝으로 남사장은 “KT가 ‘디지털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1000명 규모의 ‘IT서포터즈’ 출범과 함께 매년 당기순이익의 1%를 적립해 조성하는 1000억원 규모의 ‘지식기반사회 펀드(가칭)’를 통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