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PA시장 새해 활짝 핀다

 새해 국내 휴대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WCDMA/HSDPA 싱글모드싱글밴드(SBSM) 단말기 가격 장벽이 당초 예상보다 높지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KTF 모두 전국망 서비스에 들어가는 하반기께면 단말기 보급확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와 더불어 해외 대형 업체들도 시장진입이 가능해 현재 CDMA 단말기 가격보다 수만원 높은 수준에서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제조사의 관측이다. 특히 새해 상반기에는 고급형 제품을 필두로, 하반기 들어서는 보급형·중가형·고급형에 이르는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해 HSDPA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SK텔레콤·KTF가 각각 많게는 20종가량의 WCDMA/HSDPA SBSM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체 물량을 따지면 적게는 200만∼300만대 수준에서 많으면 500만대까지도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과 KTF를 합쳐 한해 신규·기변으로 단말기를 교체하는 수요가 1000만대 이상에 달하는 가운데, 양사 모두 내년 하반기에는 WCDMA/HSDPA에 전력 투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KTF는 SK텔레콤보다 석 달가량 앞서 내년 3월께 HSDPA SBSM 단말기 6종을 신규 출시한다.

 당초 기존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단말기 가격보다 크게 낮출 수는 없다는 게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주장이었다. 현재 DBDM 단말기는 60만원대 후반에서 70만원대에 육박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년 하반기쯤이면 기존 CDMA 단말기에 비해 수만원 높은 수준에서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도 저·중·고가 모델이 있듯이 HSDPA 시장이라고 다를 바 없다”며 “모든 형태의 단말기 모델을 준비 중이며 가격대형 모델마다 10만원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시장에서도 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소니에릭슨·LG전자 등이 공급하는 WCDMA 단말기는 통상 250∼300달러다. 다만 HSDPA 전국망 서비스 개통후 당분간은 60만원 안팎의 고급형 제품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KTF 고위 관계자는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지인만큼 보급형 단말기에 주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KTF의 경쟁이 한층 가열되면 하반기께 노키아·모토로라 등 해외 제조사의 시장진입도 예상된다. 국내 제조사가 사업자들이 원하는 조달가격과 출시 모델 수를 맞출 수 없는 경우다. 현재 모토로라가 SK텔레콤에 한해 CDMA 단말기를 일부 공급할 뿐, 다국적 제조사는 국내 시장에서 대부분 배제됐던 처지다. 이에 따라 전세계 표준인 WCDMA/HSDPA가 새로운 대세로 등장하면서 그동안 세계 CDMA 시장을 선도해왔던 국내 시장의 ‘테스트베드형’ 성격도 상당 부분 퇴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새해 이동통신 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