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천덕꾸러기’에서 ‘화려한 백조’로 부활하며 산업계의 벤치마킹 모델로 부상한 하이닉스반도체가 올해에는 자체 개발한 ‘전사프로세스혁신프로그램’을 앞세워 다시한번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다. 특히 이 회사의 전사프로세스혁신프로그램인 RTIP는 어려움을 겪고 재기에 성공한 자사의 특수상황과 반도체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독자 개발한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TIP란 무엇인가=‘RTIP프로젝트’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화두인 ‘실시간(Real-Time)’ ‘상호작용(Interactive)’ ‘병행(Parallel)’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하이닉스 고유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리얼타임은 ‘정보의 실시간 공유 및 조직의 적시 대응’을, 인터랙티브는 ‘내부조직간 및 상하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패러럴은 ‘조직간 횡적인 협업체계 구축’을 의미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RTIP 프로젝트는 이례적으로 우의제 사장이 직접 전두지휘할 만큼, 하이닉스반도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혁신 과제다. 하이닉스가 선정한 5대 선행과제는 △통합 기준정보관리 시스템 구축 △전략적 경영관리 시스템 구축 △고객중심의 사고 체계 △원활한 정보공유 체계 △협력업체 평가·육성 체계로 구성돼 있다.
◇추진 배경은=RTIP프로젝트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전략기획실 권오철 전무는 추진 배경과 관련해 “하이닉스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메모리 최적화 기업’으로 다양한 제품 군을 거느리고 있어 역량의 축적과 최적화가 쉽지 않은 경쟁사와는 달리, 오직 메모리 반도체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며 “시장 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회사가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며 세계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를 제압하는 하이닉스 고유의 핵심 전략, 프로세스, 조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명제 하에 영향력과 시급성을 고려한 전략적 5대 선행과제를 선정해 RTIP 프로젝트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만의 공통언어 마련=RTIP프로젝트를 통해 하이닉스는 회사내에서 통용되는 ‘하이닉스 고유언어’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하이닉스가 생각하는 고유언어는 ‘기준정보’다. 하이닉스는 ‘통합 기준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사내 사용 정보를 표준화하고 통일화된 기준정보를 갖음으로써 규칙과 프로세스를 확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준정보를 생성부터 소멸까지 일관되게 관리한다. 즉 업무절차 및 역할을 명확히 함으로써 흔히 혼동될 수 있는 업무상 지시 및 추진 계획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이를 뒷바침하는 시스템을 보다 분명하게 설정한다. 통합기준정보체계 구축의 그 첫 단계로 제품정보를 중심으로 정보표준화, 정보관리 프로세스, 필요역할 수립, 관리시스템 구축을 수행하고, 2·3단계로 자재, 업체, 원가 및 고객정보 등으로 확대해 궁극적으로 전 부문으로 통합·확대한다.
◇기대효과=권오철 전무는 “기준정보 표준화와 전사의 정보를 통합하는 작업은 나라의 동맥인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이 난이도가 높고, 노력을 많이 요구하는 프로젝트”라며 “RTIP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하이닉스는 신속하고 유연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한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RTIP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었을 때의 하이닉스 비젼으로 ‘2010년 글로벌 톱 3 반도체 기업’이라는 목표 달성 및 그에 걸맞는 대외적 이미지를 꼽았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