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견인차 IT 바통, 제대로 준비해서 넘긴다.’
지난 4년간 국민의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IT 산업 토대를 발전시키려 노력한 끝에 차세대로 고도화한 참여정부가 정해년에는 세계 신기술 선도국가로 발돋움할 저력 다지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휴대인터넷(와이브로·WiBro),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첨단 서비스를 국내에서 대중화한 뒤 해외로 내보낼 계획이다.
특히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1 대 1 통합(방송통신위원회)을 마무리하고, 통신서비스 규제 개선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차기 정권이 미래를 향해 도약할 수 있을 기반을 제공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은 참여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마무리해야 할 국정 중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지난 8년여 간에 걸친 갈등과 진통들을 잘 조율·융합해낼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애초 출범시점이었던 올해 5월을 넘겨 더욱 심도있는 준비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통신서비스 규제 개선작업은 전화·인터넷·TV를 꾸러미로 묶어 파는 결합상품, 인터넷TV(IPTV) 등 첨단 신상품 대중화를 앞당겨 시장에 숨통을 틔울 것이다. 또 KT, SK텔레콤처럼 시장을 지배하는 사업자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다시 판매하는 사업기회가 넓어지는 등 시장과 산업발전에 새 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노준형 정통부 장관은 “세계에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활성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와이브로와 같은 3세대 서비스를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우려가 있으나 기반이 잘 다져진 유선 인터넷과 경쟁적, 보완적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본다”이라며 “(우리나라 와이브로가) 선진국, 후진국, 개발도상국 등에 모두 새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성급한 게 아니고 수출 전망도 밝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10∼20년 뒤를 내다보며 IT를 고도화하고 융합해 확산하기 위한 ‘ACE(Advanced Convergent Expanded) IT’ 전략처럼 이른바 굴뚝산업을 포괄하는 미래 성장 로드맵을 내놓았다. 참여정부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국가기술혁신체계(NIS: National Innovation System)도 IT가 중추다. 대·중소기업 상생과 중소 벤처기업 발전을 위한 맞춤형 건전 생태계를 조성한 것(IT SMERP: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Revitalization Program)도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넘어와 차기 정부로 이어져야 할 중요 고리다.
이에 앞선 단기 과제는 IT 해외 진출이다. 실제로 노준형 장관은 지난해 말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 인도네시아·호주·뉴질랜드에서 와이브로·DMB·디지털영상콘텐츠 수출 가능성을 엿보고 돌아왔다.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도 차세대 성장동력사업, 대형 국가연구개발실용화사업, 산업기술개발사업 등 원천·응용 기술개발지원과 함께 해외 수출 지원에 팔 걷고 나섰다. 또 정부 중앙부처별로 인텔·IBM·HP 등 15개 해외 유명기업 연구개발센터를 경쟁적으로 국내에 유치해 한국산 IT의 해외진출 교두보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수출 창구를 넓혔다.
국민의 정부가 확충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토대는 참여정부를 통해 기존(1.5∼2Mbps)보다 50배나 빠른 초당 50∼100Mb를 전송하는 광대역통합망(BcN)으로 일취월장할 태세다. 지역·계층 간 정보격차를 줄이고, 개인정보침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성숙함도 보여주고 있다.
참여정부는 유무선 통신과 방송이 함께 발전하고, 정보통신 서비스와 기기제조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힘을 쓸 계획이다. 지난 4년간의 IT 정책을 통해 선진국 기술·산업 동향을 따라가던 데서 벗어나 먼저 멀리 내다보며 기술은 물론이고 산업과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자신감까지 배양했다.
2007년, 참여정부가 마련할 IT 바통에 새로운 5년을 내달릴 경제 성장 엔진이 담길 것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