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웹2.0과 인터넷의 미래

 웹2.0의 거대한 물결이 지구촌을 덮고 있다. 비즈니스 생태계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창조와 혁신의 정신은 참여, 공유, 개방 등의 웹2.0 정신에 투영돼 폭발력을 배가시켰다. 미국의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를 선정해 디지털 혁명의 완성판을 보여줬다. 결국 제품이든 서비스든 모든 비즈니스의 변화를 몰고 올 주체가 서비스 제공자도, IT기기 제조사도 아닌 바로 사용자라는 분석이다. 국내 웹2.0과 UCC 서비스 트렌드를 이끄는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과 김경익 판도라TV 사장 간의 논쟁을 통해 웹2.0의 실체와 의미를 들여다봤다. 

 ◇사회(김경묵 전자신문 부국장)=웹2.0과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인터넷을 거론할 수 없게 됐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그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나아가 웹2.0과 UCC가 예전 닷컴열풍 때와는 달리 한 때의 유행이나 마케팅 수단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웹2.0을 정의해 보자.

 ◇유현오(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한마디로 현재 시점의 웹2.0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웹2.0을 얘기하려면 웹1.0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사이에 거품도 빼놓을 수 없다. 실질적으로 인터넷을 발전시키고 꽃피운 것은 엔지니어들의 지속적이고도 자발적인 공유, 헌신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버블이 한번 꺼지면서 실리콘밸리와 투자자들에게 줬던 충격은 컸다. 더 이상 인터넷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이런 회의감을 뚫고 성공한 업체가 야후, 이베이, 아마존, 구글이다. 살아 남은 인터넷 기업을 보면서 어떻게 다시 웹을 부흥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게다가 닷컴 기업가들과 벤처캐피털들이 동맹처럼 웹2.0을 웹의 부흥으로 부르짖기 시작했다. 웹1.0이 버블로 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반성하고 미래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부르짖기 시작한 것이다.

 ◇김경익(판도라TV 사장)=기본적으로 혁신, 즉 이노베이션이다. 기술, 서비스, 시장 모두 포함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웹2.0은 전체적으로 고객과 서비스, 고객과 인터넷 사이의 접점, 즉 인터페이스가 혁신된 것이다. 예컨대 아이팟을 보자. 똑같은 MP3지만 완전히 혁신적인 모델이다.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통해 애플은 미국 디지털 음악시장의 60%를 장악했다.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 아닌가. 인터페이스의 혁신과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사회=웹1.0과 웹2.0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유현오=웹2.0은 없었던 것을 전혀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다. 아마존과 이베이도 1990년대에 있었는데 그 때 했었던 것을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거품에서 희망을 보여 준 기업이다. 이 기업의 성공이 웹2.0의 화두다. 성공 요인은 매스미디어처럼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한 것이 아니라 진짜 인터넷의 특성, 즉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미디어적인 특성을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소비자의 리뷰 등을 얼마나 잘 운영했나 봐야 한다. 이런 태도와 접근방식의 근본적인 차이, 그 위에 선 변화가 성공의 단초라 본다. 이용자 입장에서 볼 때 웹1.0 시대에는 검색하려면 동아대백과나 브리태니커 사전을 봤지만 요즘은 위키피디아가 훨씬 신뢰성을 확보했다. 접근방식이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위키피디아는 좋은 사례다.

 ◇김경익=동의하지 않는다. 웹2.0이 예전부터 있었다는 표현은 매우 위험하다. 유인원과 인간이 같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근본적으로 큰 진화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 기술이나 서비스 차별화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소하다. 접근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 옥션과 G마켓을 비교해 보자. 둘 다 오픈마켓인데 들여다 보면 다르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우리 플랫폼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에 G마켓이 상당히 근접해 있다. 플랫폼 자체가 얼마나 소비자 중심인가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컨셉트나 철학이 엄청난 차이를 양산한다.

 ◇유현오=인터넷 서비스 초창기에도 모든 것이 사용자제작콘텐츠(UCC)였다. 콘텐츠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사업자가 많이 생겨났다. 다만 그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해서 사업을 만들어낼까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생겼다. 과거 미디어적인 관점에서 콘텐츠를 공급자 입장에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후에 성공하는 모델을 봤더니 이용자들의 참여나 접근, 즉 인터넷의 본질적인 속성을 잘 활용한 업체들이 성공했다. 이런 흐름이 웹2.0의 패러다임을 만든 것이고 인터넷 산업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됐다. 엄밀히 말해서 진화로 봐야 한다. 사업화시키고 서비스로 만드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경익=중요한 지적이다. 왜 우리가 웹2.0에 주목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핵심은 고객과 사업자 간 파급효과다. 도대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가 문제다.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예전의 인터넷은 점과 점의 무한대 연결 네트워크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을 포털이 장악했다. 하지만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 백과사전 서비스 위키피디아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위키피디아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연출할 수 있는 가능성 측면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미디어 또는 백과사전이 될 수 있다. 위키피디아가 검색서비스를 준비한다고는 하지만 초기에는 네이버나 구글같은 검색이 없었다. 검색이 없어도 유저의 집단지성을 가지고도 큰 변화를 추동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아닌가. 위키피디아가 검색서비스를 준비한다는 발표도 결국 진화의 과정이다. 무뎌 있는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다. 

 <웹2.0의 개념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부터 두 사람은 시각 차이를 보였다. 유현오 사장은 원래 있었던 인터넷의 기본이나 철학에 더욱 충실하자는 움직임으로, 김경익 사장은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는 진화의 과정이며 철학의 변화로 웹2.0을 설명했다. 기술에 대한 논의를 좀 더 진척시켰다.> 

 ◇사회=철학적인 관점에서 두 분의 의견이 좀 다른 것 같다. 하지만 기술과 서비스가 진화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진화로 본다면 웹2.0이 종착역이 아니지 않은가. 언제 3.0을 거론하게 될 지 모르겠다. 기술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기술적 진보가 웹2.0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아닌가.

 ◇유현오=결론적으로 반반이다. 기술적 진보가 이용자들의 참여와 소통을 원활케 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맞춤형정보배달(RSS)나 에이젝스(AJAX), 오픈API, 태그 등 관련 기술이 이용자의 소통을 편리하게 해 준다. 그렇다면 기술이 웹2.0의 변화를 주도한다고는 볼 수 없다. 철학의 변화라기보다는 서비스 사업자와 사용자의 태도 변화로 봐야 한다. 철학은 똑같다.

 이를테면 예전에도 홈페이지를 사람들이 많이 만들고 싶어했고 만들었다. 붐도 있었다. 하지만 잘 안됐다. 만들기 어렵고 유지관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니홈피는 발상의 전환과 태도의 변화로 혁신할 수 있었다. 태도의 변화가 오히려 기술을 선도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의미다. 기술이 웹1.0과 웹2.0을 구분하는 것은 아니다.

 ◇김경익=좀 다르게 보고 싶다. 기술의 진화 없이는 웹2.0으로 갈 수 없다. 세상에 멈추는 것은 없다. 현재 성공모델 사업자는 기술적인 배경이 좋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기획자들이 매우 상상력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웹은 기술적 제한이 너무 많았다. 상상력을 펼치고 싶어도 기술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웹2.0으로 넘어오면서 기획자들의 상상을 현실화로 이끄는 기술 기반들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

 ◇사회=그렇다면 앞으로 도래할 이른바 웹3.0, 웹5.0은 철학의 변화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술적 진보에 따른 단계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가.

 ◇김경익=철학적인 방향성은 이미 웹2.0에서 정해진 것이라고 본다. 웹3.0이 되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변화지만 웹3.0 시대가 온다면 서비스 형식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휴대용 기기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웹2.0도 군더더기가 많다. 네트워크 기술이 좋아지고 디바이스가 좋아지는데 지금은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즉 형식이 바뀌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사회=정리해 보자. 두 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기술과 철학을 빼놓고는 웹2.0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기술과 철학의 상호작용 과정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수준은 어떤지 평가해 달라. 외형만 보면 여기저기서 많은 기업들이 웹2.0과 UCC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닷컴열풍 때를 상기시킬 정도다. 일각에서는 웹2.0 기업의 버블을 벌써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유현오=우리나라는 아직 덜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상당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웹2.0콘퍼런스가 3년째다. 이미 현재 시점에서 인터넷 닷컴의 기업가치가 버블 이전의 기업가치보다 오히려 40%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문제는 웹2.0 버블이다. 성공모델이 웹2.0의 표상이 되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웹2.0으로 포장해서 특별한 비즈니스모델이 없어도 투자가 몰려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올해 콘퍼런스의 핵심 화두는 비즈니스모델이었다.

 오히려 지금은 웹2.0이 너무 강조되면서 비즈니스모델이 검증되지 않은 많은 웹2.0서비스들이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실패하는 기업도 생길수 밖에 없다. 전세계 인터넷 업계에서 성공하는 사업자가 2%밖에 안된다.

 ◇김경익=최근 디시인사이드, 다모임 피인수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도 시장 자체가 버블에 직면했다고 본다. 어떤 측면에서는 과열이다. 무분별한 투자와 인수는 산업의 적이다. 가치있는 웹2.0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미국은 수백개의 웹2.0 업체들이 생겨났는데 이미 나름대로 가치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겉멋이 들었다. 질적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자칫 잘못하면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

 ◇유현오=대기업의 진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성공한 인터넷 기업은 대부분 자본보다는 사람에 의해 성공했다. 자본을 투자해서 뭔가를 한다고 해서 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성공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투자는 상당 부분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글, 야후 등이 M&A를 하면서 혁신을 사주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선순환이 잘 돼 있는데 우리는 미흡하다. 혁신적 서비스가 나오면서 생태계 자체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약하다. 

 <대기업 계열사를 경영하는 유사장과 벤처기업인 김사장은 우리나라의 현재 인터넷 산업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달랐다. 김사장은 벌써 웹2.0 거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 인터넷 산업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약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자연스럽게 웹2.0과 UCC, 그리고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사회=앞서 논의에서도 잠깐 언급됐지만 UCC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보겠다. 웹2.0과 UCC의 상관관계를 설명해 달라.

 ◇유현오=미디어적인 측면에서 볼 때 매스미디어는 특정 단체, 국가, 자본을 소유해 다수의 청중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미디어를 소유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오히려 UCC보다 유럽지역의 용어인 UGC(User Generated Contents)가 더 맞는 것 같다. 인터넷 미디어는 누구나 콘텐츠를 소통할 수 있다. 때문에 미디어 내 콘텐츠는 당연히 UCC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 소수의 전문가에 의해 생성된 정보가 다수한테 넘어간 것이다. 올해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다. 기존 미디어의 저항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타임지가 인정한 것은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UCC가 자리매김될 수밖에 없다.

 ◇김경익=UCC를 특별하게 보는 것은 개인화다. 사용자의 무엇이 변했는지를 봐야 한다. 개인이 무언가를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인류의 모든 역사는 TV채널, 제조업체 품목 등 공급자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UCC다. 콘텐츠, 즉 상품을 주고받는 행위가 사용자에게는 너무나 재미있는 것이다.

 미디어 관점에서 본다면 전통 미디어의 경우 이슈가 생겼다 없어지고 또다른 이슈가 생기고 다시 없어지는 과정이었지만 인터넷 미디어 이슈들은 끊임없이 연결되고 사라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개인화와 참여를 통한 가치 부여는 소비자가 느끼고 있는 것이고 이미 바뀌었다.

 ◇사회=그렇다면 웹1.0 시대의 UCC와 웹2.0 시대의 UCC는 어떻게 다르다고 봐야 하는가.

 ◇김경익=가장 핵심적인 것은 사용자 태도의 변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용자의 진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서비스 출시할 때 매번 고민하는 것이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성과를 내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제 사용자는 공급자가 제공하는 것을 뛰어넘는다. 이게 웹1.0시대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다. 이것이 시장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때문에 모든 사업자들이 UCC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 예를 봐도 알 수 있다. 사용자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별다른 비용없이 짧은 시간 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사회=수익모델을 가질려면 저작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어떤 복안들이 있는가.

 ◇유현오=정책과 원론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보겠다. 정부의 규제나 개입이 창의와 혁신을 끊고 나가는 부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면 저작권 문제가 생겨나고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발생한다. 새로운 서비스로 인해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 생기고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통신산업과는 달리 정부의 규제보다는 인터넷 산업은 가급적이면 인터넷기업협회 등을 통해 자율 규제를 할 수 있는 대표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성을 지닌 사업자 단체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 서비스나 기술이 규제나 정책을 항상 앞서 가기 때문이다.

 ◇김경익=과거 1∼2년 동안 노력했던 것이 자체 수익모델 발굴이었다. 그 결과 비디오 광고를 새로운 광고 패러다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작년 말부터 저작권자들과 광고 매출의 30%를 주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 활용 방안은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다.

 디지털음악의 예를 보자. 음악도 웬만한 사이트에서는 30초 동안 무료 듣기가 가능하다. 따라서 동영상도 짧은 동영상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나머지 부분에 대해 저작권료를 주는 것이다.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어차피 UCC는 드라마나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풀버전이 아니기 때문에 매출의 30%를 저작권료로 주면 저작권자가 주문형비디오(VOD) 판권을 파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사회=저작권 문제 해결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자율규제와 저작권료를 지급하는 방안 등 의외로 간단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두 분이 피력했다. 산업의 중심에 있는 만큼 두 분의 생각대로 저작권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사장께서 앞서 웹2.0콘퍼런스에 참여한 소회를 언급하면서 웹2.0 혁신적인 서비스가 이제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하셨다. 이제는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하게 질문하겠다. 웹2.0 시대에는 도대체 누가 돈을 버는 것인가.

 ◇유현오=질문을 큰 틀에서 해석하면 요즘 회자되는 롱테일도 중요하지만 경제구조의 큰 틀에서 보면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와 부합해서 큰 흐름을 만들 수 있다. 기존에는 알리기 힘들었던 것을 웹2.0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면서 상위 20%가 소비를 주도하는 20대 80의 법칙을 거꾸로 만드는 롱테일 경제 생태계가 가능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 사업자 등도 각자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이 중에서 서비스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왜냐면 플랫폼 사업자는 어떤 콘텐츠든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소비자를 잘 알고 지능적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익=100% 동의한다.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가 돈을 번다. 규모의 경제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전자상거래를 보더라도 웹2.0을 접목하면 특정 시간내에 달성할 수 있는 성과 자체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다. 결국 서비스 플랫폼을 어떻게 만드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예전의 인터넷 기업가치보다 훨씬 많은 부가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유현오=누가 돈버느냐는 질문에 소비자 리워드도 포함돼야 한다.

 ◇김경익=그렇다. 앞으로는 사용자도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UCC 콘텐츠에 대해 사용자에게 보상해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 11월에 집계해 보니 현금 기준으로 약 4000만원 정도가 쌓였다. 이번주부터 사용자에게 현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가장 많은 현금을 받는 사용자가 약 100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사회=결국 인터넷 사업자와 인터넷 사용자가 돈을 버는 구조라고 지적하셨다. 그만큼 웹2.0과 UCC가 비즈니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이해하겠다. 마지막으로 못다 한 말씀 짧게 듣겠다.

 ◇유현오=인터넷은 과거 개인이 갖지 못했던 발언의 기회, 의사표현의 기회, 소통의 기회를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고도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미디어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과 그 내부에 사회적 모순이 발현되고 증폭될 수 있는 어두운 측면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인터넷 미디어는 집단 지성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산업을 발전시키고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나타나는 혼동이나 동요를 인내심을 갖고 해결해 나가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우리 누리꾼들이 세상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인터넷이 좋은 도구로 쓰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경익=참된 인터넷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권 이슈 등 풀어야 할 과제와 어려운 것도 많지만 결국 사업자의 몫이다. 웹2.0의 큰 패러다임 전환을 2∼3년 후 5년 후 정도로 내다보고 봐주면 더욱 좋아지고 발전할 것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부가가치의 양도 커질 것이다. 어떻게 더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고민이 부족하다. 그냥 저울질하는 과거의 편협된 시각들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사회=굳이 미묘한 차이를 말로 표현하자면 김사장은 웹2.0을 전단계와 단절시키는 차원이 다른 혁명적인 것으로, 유사장은 진화의 단계로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대담을 하면서 웹2.0에 대한 궁금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는데 결국 의견이 갈리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오히려 실체를 좀더 정확하게 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