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본지는 전자정보통신(IT) 최고경영자(CEO) 109명에게 들어본 IT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파워 엘리트를 국내외 구분, 각각 5명씩 뽑아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의견을 기반으로, 올해 IT 업계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국내외 인물을 각각 10명씩 선정했다. 주관식으로 CEO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람들을 기재토록 한 결과 국내 IT 파워 엘리트 10인의 특징은 ‘대기업군의 최고경영자’와 ‘IT 분야별 최강자’로 요약됐다. 국내 IT산업 구조가 삼성과 LG라는 양대 산맥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 황창규 반도체총괄사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이 꼽혔다. IT 산업의 흐름은 통신서비스가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남중수 KT 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등이 빠지지 않고 파워 엘리트로 선정됐다. 벤처 업계에서는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거론됐다. 또 팹리스 신화를 일궈 반도체 벤처의 상징으로 급부상한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이 파워 엘리트로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또 소프트웨어 업계에선 티맥스소프트의 박대연 최고기술책임자(CTO), 게임업계의 김정주 넥슨 전 대표 등도 꼽혔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파워 엘리트에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 2005년 미국 포천지가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아시아 기업인 1위’에 선정한 것이나 지난해 말 서울대 공과대와 한국공학한림원이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그를 뽑은 것도 국내외 IT산업에 미친 윤 부회장의 파워를 인정한 결과다. 지난 2000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매출 10조원대 기업을 불과 7년 만에 100조원을 바라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궈냈다. 삼성전자를 우리나라 대표 기업에서 세계시장 대표로 성장시킨 공로는 아무리 높이사도 지나치지 않다. 윤 부회장은 탁월한 경영능력과 더불어 왕성한 대외활동으로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이사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 등 10여개 기구·단체를 이끌고 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
아무도 믿기 어려웠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낸 인물로서, LG전자를 글로벌 IT 기업으로 키워낼 인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03년까지 가입자 규모 500만명에도 못 미치던 LG텔레콤을 3년도 채 안 돼 단숨에 7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 경이적인 실적을 올린 데서 그의 창조적 혁신의지와 추진력이 충분히 읽힌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LG그룹의 재도약을 견인할 파워엘리트로도 꼽혔다. 특히 산증인이나 다름없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경영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옛 구자경 명예회장 시절부터 전략적 사고와 탁월한 업무성과를 통해 오래 전부터 LG그룹의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
전략적 사고와 합리주의·성과주의 경영철학을 강조해온 남 부회장이 올해 펼쳐낼 새로운 비전에 모든 이의 관심이 쏠린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
우리나라를 휴대폰 종주국으로 만들어 낸 주역으로 아무도 주저함없이 꼽힐 인물인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이 파워엘리트의 첫손에 꼽혔다. 삼성전자 입사후 지난 1994년부터 ‘통신’과 인연을 맺은 그는 2000년 1월 정보통신총괄 대표이사에 오른뒤 국내 휴대폰 산업의 고속성장을 진두지휘해 왔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를 세계 표준화 반열에 올려 놓았고, 유럽·미주 등 해외 시장 곳곳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키기도 했다. 또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디자인을 앞세워 지난해에는 신개념 프리미엄 휴대폰인 ‘울트라에디션’과 ‘스킨폰’, ‘매직실버폰’ 등 세계적인 힛트작을 쏟아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 사장은 지난해 한국품질경영학회 초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고, 한국CEO연구포럼이 주관한 제2회 ‘한국 CEO그랑프리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남중수 KT사장
남중수 KT 사장은 25년 동안 통신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통신업계의 대표적인 리더다. 1982년 당시 한국통신 경영계획과장으로 KT에 몸담은 이후 인사국장·사업협력실장·재무실장 등을 거치며 경영전략과 재무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00년 IMT2000 사업총괄본부장으로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냈으며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한국통신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2003년에는 KTF 대표이사로 취임해 CEO로서도 역량을 인정받았으며 2005년 3만8000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KT 9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남 사장은 취임 후 KT가 더욱 고객지향적인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주력했으며 현장경영 등 KT의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직원들에게 늘 ‘순리에 어긋나지 않고 뜻을 굽히지 않으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가 선정한 ‘2005년 최고의 리더’에 선정된 바 있는 김신배 사장은 국내이동통신 시장이 성숙된 상황에서도 글로벌 사업과 컨버전스라는 신사업 분야 개척을 통해 SK텔레콤의 성장엔진을 마련하는데 주력중이다. 지난해 ‘매출 10조원 달성’ 이후 2006년에는 가입자 2000만 위업을 달성했다. 김신배 사장은 올해 그 어느 해보다도 글로벌 비즈니스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기존 통신사업에서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미국, 베트남, 중국 등 해외 비지니스로 역량을 확대하며 미래의 성장 동력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 김신배 사장은 SK텔레콤의 차세대 성장을 직접 진두지휘 하기 위해 CGO(Chief Growth Officer) 조직을 최근 신설했다. 2007년도에 SK텔레콤은 3세대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나가기 위해 상반기 내에 HSDPA 전국망을 구축하고 싱글밴드싱글모드(SBSM) 단말기 보급할 계획이다. 3세대 네트워크 게임, 음악서비스 등 차별화된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무선인터넷의 제2 도약을 성공시킨다는 야심찬 전략도 세웠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
황창규 삼성전자반도체총괄사장은 반도체코리아를 세계에 각인한 주역이다. 황 사장은 부장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를 세계 초일류로 키워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황창규 사장이 전세계 반도체인의 주목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메모리용량이 매년 2배씩 늘어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황의 법칙)’을 7년째 증명해 내며 무어의 법칙을 능가했기 때문이다.
황사장은 반도체분야에서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와 동거동락한다. 그가 해 낸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당연히 세계 최초·세계 최고로 인식될 정도다. 올해도 황사장은 ‘황의 법칙’ 실증에 도전한다. 지난해 40나노 32Gb 제품을 개발하면서 세계 최초로 실용화한 신개념의 ‘차지 트랩 플래시(CTF)’ 기술이 있어, 올해 도전과제인 30나노 64Gb(추정)는 이미 따 놓은 당상이다.
황 사장은 세계 반도체계에서 기술리더십을 더욱 공고하고 2011년 테라비트 반도체 시대를 이끌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세계를 향해 뛰고 있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그는 ‘국내 안티바이러스 솔루션의 아버지’다.
한국을 대표하는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V3을 개발한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은 대표 벤처기업인이다. 2005년 안철수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는 날 안철수 의장은 회사를 떠났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아름다운 퇴진이었다. 이사회의 의장으로 건전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고 싶다는 안철수 의장은 1988년 서울대 의대 박사 과정 중 운명처럼 ‘브레인(Brain)바이러스’를 만나 밤을 새워 바이러스를 퇴치할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안정적인 의사를 버리고 V3로 벤처계에 뛰어들어 안철수연구소를 국내를 대표하는 통합보안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경영대학원(와튼스쿨 서부캠퍼스)의 E-MBA(경영학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안의장은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면서 국내 벤처기업을 돕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은 76년 삼성 반도체 연구원으로 출발,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산증인이다. 동시에 반도체 설계만으로 스타 기업을 일구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한국의 팹리스 산업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낸 주역이다. 황 사장은 98년 코아로직으로 창업하고 휴대폰용 카메라 프로세서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코아로직은 지난 2000년부터 3년 동안 5000% 성장이라는 경이로운 성장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많은 팹리스 업체들이 고속 성장을 거듭하다가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성장통을 겪어왔지만 황 사장은 이를 무난히 극복해냈다. 황 사장은 올해 창립 10년이 채 안 되는 코아로직을 글로벌 팹리스 업체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황 사장은 코아로직을 휴대폰용 칩이라는 한 분야에서 벗어나 모든 멀티미디어 칩으로 영역을 석권하며 2010년까지 매출 1조원의 거대 팹리스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CTO
박대연 CTO는 패키지SW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임직원수 1000여명, 매출액 700억원을 올린 티맥스의 창업자이자 스스로 원한 CTO다. 특히 2005년에는 IBM, 오라클, BEA 등이 주도해온 국내 웹애플리케이션서버시장에서 BEA를 제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티맥스의 저력을 이끌어내는 핵심인물이 바로 박대연 CTO다. 티맥스 창업자인 박대연 CTO는 인력과 R&D투자를 티맥스의 성장철학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티맥스의 전체 인력 1000여명 중 300명가량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이들은 대부분 KAIST와 서울대 석·박사 출신들이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매년 매출의 20%를 R&D에 쏟아붓는다.
한국기업이 세계 SW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력과 R&D투자 밖에 없다는 것이 박대연 CTO의 생각이다.
*김정주 넥슨홀딩스 사장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한국 게임산업 중흥의 주역이다. 지난 1996년 세계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서비스하면서 한국을 전세계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까지 일으켜 세웠다. 최초의 온라인게임 서비스가 그러했듯 넥슨은 이후 해외시장 진출, 부분 유료화 모델 제시, 교육용 온라인게임서비스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언제나 김 사장이 있었다. 1994년 설립돼 13년째를 맞는 넥슨은 올해 거대한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한다. 바로 한국 게임업체 최초로 일본 증시 직상장을 노리고 있다. 대주주인 김 사장은 수조원 가치의 넥슨 지분을 바탕으로 그야말로 ‘황금돼지의 꿈’을 실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