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ON GAME] 그란투리스모 4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차체. 그 위로 떨어지는 붉게 물든 단풍잎’  ‘그란투리스모4’ 오프닝은 한적한 공원에 차를 세워두고 휴식을 취하는 듯한 모습에서 시작된다. 마치 모터쇼에서 무대가 돌아가듯 천천히 카메라가 회전하고, 그에 따라 배경이 바뀌어 간다. 단풍이 만발한 공원에서 눈이 덮인 산속을 가로지르는 도로로. 다시 그랜드 캐년을 지나 야경이 아름다운 대도시를 배경으로. 이것은 마치 장소에 구애되지 않고 질주가 계속된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이제 레이싱 경기장의 차고로 돌아와 경주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깃발을 들고 움직이는 운영요원들. 깃발에 따라 트랙에 자리잡는 차량들. 정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스텝들과 헬멧을 쓰다듬으며 출발을 준비하는 레이서의 모습은 실제 레이싱 경기장을 찾아온 느낌이다. 본격적인 레이싱이 시작되면서 정면에 뜨는 ‘THE DRIVE OF YOUR LIFE’라는 로고는 이 게임이 누구를 위한 작품인지 느끼게 해준다.    또 다양한 차량이 속도를 높이며 질주하는 모습은 절로 손에 땀이 배개한다. F1 경기장의 트랙을 지나 유럽의 작은 도시로, 다시 울창한 삼림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에서 해안가에 대도시로 전환되는 장면은 유명 레이싱 경기의 명장면을 모아 놓은 듯하며,   이 작품은 97년 첫 발매된 이후로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의 대표 타이틀이 됐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4000만장에 이르며, ‘그란투리스모4’의 경우 일본 발매 2일 만에 100만장 판매를 돌파하는 등 많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현실에 가까운 물리법칙을 구현해 레이싱 게임이라기보다는 레이싱 시뮬레이터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소니의 개발사인 폴리포니디지털의 작품이며, 카즈노리 야마우치가 총제작을 지휘했다.  

임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