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창(Window)의 시대가 열린다.’
2007년 소프트웨어 업계 최대 관심사는 단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비스타 출시다. MS의 야심작 윈도 비스타는 화려한 그래픽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편리한 검색 기능으로 출시 전부터 관심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윈도 의존 비중이 크고 전세계 IT제품의 테스트베드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윈도 비스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미 사람들은 윈도 3.0, 윈도95, 윈도 98, 윈도 2000, 윈도 XP 등 많은 윈도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았고 갈수록 편해지는 새로운 창에 중독되고 있다.
하지만 비스타 출시에 따른 호환성은 윈도 OS를 사용하는 기존 고객들의 최대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기존 OS를 윈도비스타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웹서비스·인터넷 뱅킹·전자정부서비스 등 각종 웹서비스에 대한 안정적 변환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반면 PC와 반도체 업체들은 윈도비스타 등장에 따른 대체 수요 등으로 인한 새로운 수요 촉발과 이에 따른 시장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년의 경험상 MS가 새로 내놓는 윈도 OS가 얼마나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PC를 비롯한 전체 IT경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출시되는 윈도 비스타는 3차원 창(窓) 등 화려한 그래픽과 스파이웨어·바이러스 보호 기능 등으로 무장했다. 윈도 비스타를 제대로 구동하려면 메모리 용량이 충분해야 하고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우수해야 한다. MS는 비스타 구동을 위한 최소 사양으로 △CPU 800㎒ △메모리 512MB △그래픽 카드 다이렉트 X9 이상 지원 △하드디스크(HDD) 최소 20GB를 제시했다. 호환성 문제 등이 여전한 걸림돌로 남아 있긴 하지만 올해 윈도 비스타가 얼마나 확산 되느냐에 따라 전세계 IT 경기가 좌우될 전망이다.
◇비스타가 여는 새로운 세상=1월 30일 전세계에 동시 출시되는 개인용 윈도 비스타는 웹에서 수행하든 모든 서비스와 갖가지 애플리케이션을 OS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기능을 자랑한다. 윈도 비스타는 매킨토시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기본으로 데스크톱 검색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또, 레디부스트(ReadyBoost) 기능이 있는데 USB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해,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한 효과를 내 시스템 속도를 빠르게 한다. 윈도 비스타의 응용 프로그램 로딩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메모리를 관리하는 슈퍼패치 기능도 제공한다.
윈도 비스타의 장점 중 하나는 대부분의 시스템 문제 진단과 해결과정이 자동화된 것. 수동 설정도 가능하지만 자동 진단과 해결은 운용체계에 대해 기술적인 지식이 없어도 시스템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한다.
◇SW 교체 수요가 뜬다=SW업계는 윈도 비스타 출시에 따른 SW의 신규 교체 및 업그레이드 수요가 올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윈도비스타가 기존 OS와 완전히 다른 구조로 설계돼 각종 애플리케이션 SW가 제대로 구동되려면 비스타 환경에 맞춰 재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룹웨어와 패키지소프트웨어, 보안프로그램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업들은 비스타용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잡기에 나섰다. 비스타에 최적화된 제품을 먼저 내놓으면 솔루션 시장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환성 확보가 최대 관건=하지만 비스타 출시에 따른 호환성이 최대 골칫거리다. 윈도 비스타는 기존 윈도XP와 달리 OS 차원에서 정보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액티브X 형태로 내려받는 응용 프로그램을 XP때보다 더욱 강력하게 차단한다. 윈도XP는 팝업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는 액티브X를 PC의 시스템 영역에 저장할 수 있지만 윈도비스타는 보안 강화를 위해 시스템 영역에 절대로 저장할 수 없게 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뱅킹과 전자정부서비스, 각종 웹 서비스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액티브X를 많이 쓰는 국내의 특수한 웹 환경이 윈도 비스타 확산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PC 시장 영향은
‘윈도비스타’라는 새로운 파트너를 맞게 된 PC업계의 표정은 다소 복잡하다. 대규모 교체 수요를 촉발해 둔화되고 있는 시장 성장세를 빠르게 회복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선이다. 반면에 보안 문제, 호환되지 않는 응용프로그램 문제 등 고객들이 겪을 혼란을 생각하면 걱정스러운 감이 없지 않다. 윈도비스타의 실질적인 유통을 맡은 PC업체들이 고객문의에 일차적인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PC시장 규모는 약 430만대로 마감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인 2005년 380만대보다는 소폭 성장한 셈이다. 노트북PC도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윈도비스타’가 시중에 선보이는 올해는 좀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는게 PC업체들의 조심스런 관측이다. 기존 PC로는 윈도비스타를 지원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객들이 신규 구매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윈도비스타 PC의 최소 제원은 800㎒ CPU, 512MB 이상 메모리를 요구한다. 그러나 불편함 없이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1㎓ 이상 CPU와 1Gb 이상 메모리가 필요하다. 또한 윈도비스타 3D 인터페이스 ‘에어로’ 기능을 활용하려면 그래픽카드도 256MB 이상 메모리를 장착해야 한다.
모니터 역시 와이드 화면으로 바꿔야 한다. 기존 4:3 모니터로는 윈도비스타 초기 화면을 한눈에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A4용지 두 장을 나란히 배치한 22인치 이상의 모니터가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주연테크 등은 이 시장을 겨냥해 코어 개수를 늘린 듀얼코어 또는 쿼드코어 CPU로 바꿔 나가고 있다. 비티씨정보통신·피씨뱅크21 등 모니터 전문업체들도 22인치급 이상의 와이드 LCD 모니터 신제품을 대거 내놓고, 윈도비스타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하는 등 ‘윈도비스타와 찰떡 궁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태블릿 입력 기능을 갖춘 윈도비스타 도입으로 와콤 등 펜태블릿업체들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고성능 제원의 PC를 갖추려면 가격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주력 판매된 데스크톱PC가 70만∼100만원대, 노트북PC가 120만∼150만원대를 형성, 고객들의 준거 기준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PC 판매가를 마냥 올릴 수만도 없다.
이 때문에 대규모 생산 물량을 확보해 평균 제조가를 낮출 수 있는 업체들만이 실질적인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IDC 관계자는 “PC업계의 윈도비스타 특수는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응용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얼마나 빨리 확보해 고객들을 안심시키느냐에 따라 그 시기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서도 국내 PC시장의 전체 규모는 10∼1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연기자@, jyjung@
◆반도체 시장 영향은
1월 출시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운용체계(OS) ‘윈도비스타’는 새해 전 세계 반도체업계의 초미 관심사다. 당초 지난해 출시가 예상되면서 반도체시장을 달궜으나 올해로 몇 개월 연기되면서 이미 한 차례 쓰라림을 맛본 터라 더욱 그렇다.
일단 이달 출시되는 ‘윈도 비스타’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업계에는 최대 호재임이 분명하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을 10%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윈도 비스타’가 종전 윈도 ‘XP’보다 훨씬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고 있어 대용량 메모리 수요를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PC에서 윈도 비스타를 실제 원활하게 구동하려면 최소 2Gb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윈도비스타와 같은 새로운 OS의 등장은 통상 2∼3년 이상 D램 시장의 확대를 촉발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1년 윈도3.0, 1995년 윈도95, 1998년 윈도98, 2001년 윈도XP 등 신규 OS 출시 직후, D램 시장은 아시아 경제위기 시기와 맞물리게 된 윈도95 출시 이후를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수년간 고성장을 이어 왔다.
특히 이번 윈도비스타는 통상 3년을 주기로 출시되던 기존 OS와 달리, 2001년 출시된 윈도XP 이후 6년 만에 출시된다는 점과 32비트컴퓨팅 체제에서 64비트 체제로 진화함에 따라 권장 메모리가 윈도XP의 128MB에서 1Gb로 확장된다는 점 등을 놓고 볼 때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윈도비스타 등장으로 인한 효과는 메인메모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PC 고성능화에 따른 그래픽기능 강화로 그래픽DDR D램의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올해 이후 3년간 윈도비스타의 수요확대 효과는 메인메모리와 그래픽 메모리를 합쳐 약 23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윈도비스타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300억달러 내외인 D램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약 17% 정도 성장한 35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PC 출하량도 10% 초반대의 두 자릿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시스템 당 메모리 탑재량은 35%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것이 바로 D램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윈도비스타를 사용하는 PC의 캐시메모리로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다. 이미 삼성전자는 상용화 가능한 4Gb SSD를 개발해 놓고 있다. HDD보다는 용량이 작지만, 향후 HDD를 대체할 과도기적인 제품으로는 손색이 없다. 윈도비스타 채택 PC에서 캐시메모리로 사용된다는 것은 이제 낸드가 보조기억장치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트너는 SSD가 오는 2010년에는 전문가용 노트북 PC용으로만 2000만개 이상 출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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