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가 2일 오전 각사별로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정해년의 힘찬 출발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날 업계 CEO들은 대체적으로 올해의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점을 직시하며, 직원들에게 ‘혁신’ ‘창조’ ‘효율’ ‘글로벌화’ 등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창조적 발상·혁신으로 초일류 기업 도약’ ‘가치 창출로 글로벌 조직화’라는 일맥상통한 화두를 던져 관심을 모았다.
◇삼성과 LG, ‘창조적 발상’과 ‘가치 창출’=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수원사업장에서 1400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7년 시무식 행사에서 “올해 창조적 발상과 혁신으로 초일류 기업의 기틀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며 “앞선 기업을 따라만 가던 기존 방법에서 벗어나 선두에 서서 새 길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윤 부회장은 또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보다 한 발 앞선 발상과 혁신적 도전정신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일등 제품, 혁신 제품을 많이 창출하는 것이 바로 초일류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창의적 사고와 도전정신으로 산업과 시장의 발전을 주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취임사를 겸한 신년사에서 ‘가치창출’만이 진정한 글로벌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해답이라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LG전자의 모든 조직을 가치창출에 열광적으로 집착하는 글로벌 조직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단순히 글로벌 톱3를 넘어 세계 최고라는 우리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주·고객·사원’에 대한 가치창출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들도 제시했다. 남 부회장은 “주주가치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기 위해 향후 3∼5년 내 시장에서 어떤 성장 기회들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절감에 급급해 혁신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도 안 될 것”이라며 가치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통신업계, 생존 위한 ‘신시장 개척’=통신사업자들은 올해 예고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확보와 신시장 개척을 천명했다. KT그룹은 고객가치 혁신과 차세대 서비스 선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남중수 KT 사장은 이날 신년 e메일을 통해 “불확실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며 △고객창조 △고객밀착 △고객친화 등 고객가치 혁신을 새 경영 방침으로 내걸었다. 조영주 KTF 사장은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生則必死 死則必生)이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까지 언급하며 3G 서비스 경쟁에서 필승의 각오를 내보였다.
SK텔레콤은 내수에서는 3세대(G) 시장 선도, 해외에서는 글로벌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글로벌 사업은 최태원 SK 회장이 신년사에서 ‘더 높은 도전’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올해 중점 사업이다.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올해 어느 때에 비해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3G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 시장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획기적인 매출 신장과 미디어 사업에 승부를 건 하나로텔레콤의 박병무 사장은 “초고속인터넷, 음성사업 등 전통적인 영역에 지속적인 매출 신장을 이루는 것은 물론이고 하나TV의 100만 가입자 달성을 통해 진정으로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업계 ‘창조·혁신·효율’=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업계의 신년사는 경영환경이 예년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보아서인지 ‘창조·혁신·효율’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이날 그룹 신년하례회에서 “지난해 해외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면 올해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내실있는 성장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R&D 역량이 사업 성과와 연계돼야 한다”며 효율적인 R&D를 강조했다.
올해 60주년을 맞는 LG화학의 김반석 사장은 재도약을 위해 전 임직원에게 ‘시장 지향적이고 고객 지향적’으로 바뀔 것을 주문했다. 김 사장은 “예전에는 만들면 팔릴 것이라는 생산자 중심의 사고에 젖어 있었다”고 언급한 뒤 “앞으로는 시장과 고객가치 중심으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올해 경영목표를 ‘창조적 혁신과 도전’으로 정한 삼성전기의 강호문 사장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올해에는 반드시 창의성과 기술이 결합된 창조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세계 1위를 향한 도전의 꿈을 실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SI·SW업계 ‘차별화·글로벌화’=신년사에서 드러난 SI업계의 경영화두는 대체적으로 차별화, 지속성장, 혁신 등으로 압축됐다. 김인 삼성SDS 사장은 신년사에서 ‘차별화 경영’을 올 경영기조로 확정했다. 김 사장은 “‘비전 2010’ 실현을 위한 기반을 올해 확고히 다질 것”이라며 “예년과 다르게, 경쟁사와 다르게, 우리만의 차별적 요소를 더욱 강화한다”고 말했다.
올해 경영 목표를 ‘건실한 지속 성장’으로 정한 신재철 LG CNS 사장은 “두 가지 전략 목표인 ‘솔루션 리더십 확보’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고객가치를 극대화, 이 같은 경영기조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윤석경 SK C&C 사장은 ‘혁신과 도전을 통한 성장’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의 김병국 사장은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선언하고 성공적인 글로벌 성공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국적 컴퓨팅기업들은 혁신을 통한 수익경영을 강조했다. 한국HP는 지난해 서비스 부문 매출이 하드웨어 비중을 넘어섬에 따라 새해에는 고객 만족을 위한 다각적인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한국IBM은 ‘혁신’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이날 한국IBM은 ‘사회, 기업, 고객의 특별한 이노베이션 파트너가 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 관심을 모았다.
조인혜·안수민·유형준·김익종·김유경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