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와 디스플레이·배터리 등을 단일소자로 만들어 입는 장치를 만드는 기술.’
‘휴대형 전자기기를 통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게 하는 바이오 센서.’
‘나무 등에서 나노섬유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고효율 에너지소재로 만드는 방법.’
일선 과학자들이 제안하고 정부가 1차 검증을 거쳐 새로운 연구개발 개척분야(파이어니어 사업)로 꼽힌 신 과학기술들이다. 과학기술부는 이들을 포함한 30개의 과제를 선정해 향후 10개월간 5000만원에서 7500만원씩을 지원한다. 국가 R&D과제의 선행 기획연구 차원으로, 이들 가운데 일부는 국가 R&D의 주요 국책과제로 선정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직접 제안한 주요 혁신형 도전기술들을 살펴본다.
◇미래형 입는 유비쿼터스 디바이스=지금까지 메모리·디스플레이·배터리 등 단일 소자를 몸에 붙여서 구현하던 ‘입는 컴퓨터’ 개념을 단일 소자 내에서 모두 구현하자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백운규 한양대 교수가 주도해 부산대·삼성SDI 등이 참여한다. 백 교수팀은 하나의 소자 내에 모니터와 저장기능, 전지까지 모두 집합시킨 신개념 시스템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도성 유기물질과 나노 크리스털 제어, 플렉시블 전지소재 기술, 소자 집적화 공정 등이 모두 통합돼야 한다. 1 테라바이트(Tb) 이상의 메모리 용량과, 1000ppi(pixel per inch) 이상의 해상도, 2년 이상의 사용 기간 등을 목표로 한다.
미래형 입는 유비쿼터스 소자구현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고 다양한 디지털 기기 출현을 가능하게 할 분야로 꼽힌다.
◇자가 전원용 인공 감각계 원천기술=한국기계연구원 김완두 연구원과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이 참여해 인체내 자가전원 공급형 인공감각계 개발 과제가 진행된다. 지금까지 바이오닉 소자는 외부 전원 공급방식이었지만 개발할 분야는 자체 전력생성기술·새로운 신경보철 기술·생체감각계 모사기술을 융합해 체내에 완전이식이 가능한 센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융합기술을 통해 나노필터 시스템기술, 미세전극 신경세포접속기술, 생체감각계 모사기술 등이 필요하다. 인공 고감도 관성센서와 생체감각 모사 비가청 음역감지센서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과기부는 초소형 과감도 관성 및 음향센서에서만 2010년 약 2500억원의 시장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나노를 이용한 새로운 임산 에너지 소재=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성옥 박사팀은 나무 등 임산자원에서 나노소재를 뽑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에너지 소재 개발에 나선다. 현재는 천연섬유(Natural Fiber)를 경량성 에너지 소재로 사용하고 있으나 신기술에서는 셀룰로오스계 섬유에서 나노섬유를 제조하고 다시 이를 기능화시켜 고성능 경량재료, 전자재료, 필터재료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서는 임산자원(BT)에서 나노소재(NT)를 효율적으로 제조하고 나노소재의 특성을 분석해 이를 이용한 에너지소재(ET)화하는 연구가 필수적이다.
주변에서 그냥 버려지기 쉬운 폐목 등 임산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천연자원 활용과 신 에너지소재 개발로 에너지절약과 환경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휴대형 전자기기로 질병 진단하는 바이오센서=지금까지 개발된 바이오센서는 형광에 의한 표식형 감지방법을 사용해왔다. 개발하고자 하는 미래 바이오감지소자는 나노튜브형 비표식 바이오센서로 50%의 불일치 발생을 감지하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물질이 미세화된 나노소재에서 질병을 전기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신개념 센서로 이를 위해서는 나노튜브패턴, 전자회로 형성, 바이오 고정화, 감도향상 연구가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원 정희태 교수와 기계연구원·삼성의료원 등이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비표식 바이오 센서가 개발되면 다양한 휴대형 전자기기에서 질병을 한번에 판단할 수 있다. 오는 2020년경 10조원대로 추정되는 관련 의학 시장을 선도하면서 연 30억달러의 수출도 가능할 첨단 분야로 꼽히고 있다.
◇생체시스템 구성요소를 디지털로 표준화·모듈화=성균관대 김경규 교수팀을 주축으로 지능형 임베디드 바이오시스템 설계 합성 플랫폼 기술개발이 추진된다. 생물체의 기능과 구성단위를 표준화·모듈화해 단순 조합으로 설계 및 합성하는 기술 구현이 목표다. 지금까지의 바이오기술은 표준화가 되지 않아 신상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전자소재의 다양한 조합으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전제제품을 만들듯이 생체모듈의 조합으로 바이오시스템을 쉽게 설계, 합성하는 것을 지향한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박테리아 개발 등에 쉽게 응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기술이 개발될 경우 의학·약학·친환경 분야 등에 적용돼 개발 기간을 단축하면서 고효율, 저비용의 다양한 바이오 시스템의 생산기반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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