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하나의 패널로 양면에 각기 다른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양면 TFT LCD 모듈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2.2인치 양면 LCD 모듈을 1분기부터 양산해 이를 채택한 휴대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윤진혁 삼성전자 LCD총괄 부사장은 “이번 제품의 개발을 통해 두 개의 패널을 하나로 대체해 모듈 두께를 2.6㎜로 기존 제품보다 1㎜ 이상 줄여 최근 휴대형 디스플레이 슬림화 추세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양면 LCD 모듈은 패널 두 개를 붙여 만들었다. 하나의 LCD 패널로 앞뒤 양면에 화면을 구현하는 양면 모듈은 앞면의 영상을 뒷면에서 역상(逆像)으로만 보여줄 수 있는 정도여서 상용화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전압을 화소로 바꿔주는 배선인 ‘게이트’를 화소당 1개이던 것을 2개로 늘린 ‘더블 게이트’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이를 해결했다. 또 양면에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두 개의 광원(백라이트)을 쓰던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하나의 광원으로 패널 한쪽은 투과모드를, 반대면에는 반사모드를 적용해 전력소모도 크게 낮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나의 화소에 2개의 게이트가 작동, 앞면과 뒷면에 각기 다른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게이트가 추가되면 게이트용 출력 채널도 증가해 구동칩(드라이브IC)의 크기도 커지지만 독자기술인 ASG(Amorphous Silicon Gate)를 적용해 이 문제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슬림화가 가능한 양면 TFT LCD 모듈 기술 개발로 이 분야의 유망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곽진오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양면 LCD 모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제조원가가 50%가량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 유수 휴대폰 업체가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1분기 삼성전자 휴대폰에 처음 적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해외 휴대폰 업체에 공급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