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난해 말과 새해 초 일제히 조직개편과 새해 경영 목표를 쏟아냈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IT투자 방향으로는 크게 차세대 시스템 투자 의지와 금융권 무한경쟁시대에 대응하는 역량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은행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신상품 개발, 신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CRM 등 시스템을 보완하고 기존 여수신 시장 침체로 인한 리스크 관리 IT투자를 늘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의욕’= 수년째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미뤄온 KB국민은행은 강정원 은행장이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투자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강 행장은 “지난해 확정하지 못했던 차세대 IT투자에 대한 계획을 꼭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은행 내부 관계자들은 “예전과 달리 내부 기대수준이 크게 높아졌다”며 “차세대 구축을 위한 컨설팅이 마무리되는 2월부터는 조직구성과 인력 확충이 차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구축에 들어선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차세대 구축을 위한 조직개편을 마무리짓고 인력도 확충했다. 프로젝트 관리 사업자를 베어링포인트·액센츄어·AT커니 중 한 곳으로 1월 선정하고 코어뱅킹, 주 사업자 선정작업에 들어설 계획이다.
◇성장동력 발굴 ‘화두’= 전통적인 여수신 시장의 침체를 예상한 은행들은 성장동력 마련, 해외진출,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직개편에서는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능력이 주요 목표가 됐다. 신한은행은 1월 예정된 전면적인 조직개편에 앞서 지난해 말 시행한 IT그룹의 개편에서 IT개발부, 개발총괄부 등을 통해 상품개발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IT조직과 현업조직이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행도 영업과 글로벌을 핵심과제로 삼고 수신, 여신, 투신, 방카슈랑스 등 상품개발과 관리를 전담하는 상품본부를 만들어 개발 전문성을 높였다. 개인영업부문과 대기업영업 본부를 늘렸고 해외사업본부를 은행장 직속으로 놓았다. 특히 미래지향적인 복합금융상품 개발을 위해 금융공학부를 신설하고 신용카드 사업 강화를 위해 카드 마케팅부를 신설하는 등 금융시장 경쟁 다각화에 대비했다.
강정원 은행장은 “상품개발과 고객관리에 노력하자”며 “CRM시스템을 활용한 고객 세그먼트 분석과 이에 맞는 최적 상품 패키지를 개발하기 위해 고객 요구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시너지창출을 위해 시너지그룹을 신설했다. 또한 산하의 신사업본부를 통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역할을 맡겼다. 카드사업본부를 은행장 직속 배치해 카드사업 활성화에 역점을 둔 것도 눈에 띈다.
◇IT 활용한 신상품 ‘애착’=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금관리시스템(CMS) 사업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새롭게 부각된 신규 채널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CMS는 기업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금관리 시스템이 됐다”고 말했다.
황 은행장은 또 “CRM를 적극 활용해 기존 고객을 우량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CMS를 활용해 거래기업의 결제 자금과 금여이체 유치를 늘리자”고 신년사에서 강조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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