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IT제조벤처들 "어디 공장용지 없나요?"

 ※사진=IT기업들은 소규모 공장을 세울 용지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대구지역 IT기업들이 공장 입지로 각광 받고 있는 대구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 성서첨단산업단지 내 한 PMP 전문업체는 최근 해외 수출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대구에 자체 조립공장을 갖지 못해 경북 구미공단의 3개 회사에 외주를 주는 것으로 어렵게 납기를 맞추고 있다. 같은 단지에 입주해 있는 또 다른 기업도 조립라인을 들여놓을 수 있는 2000여평의 공장용지를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구지역 IT 제조벤처기업들이 심각한 공장용지난을 겪고 있다. 산업단지 용지가 턱없이 부족한 지역이기도 하지만 그나마 분양 단지도 최소 면적이 3000평 이상이어야 신청이 가능해 IT기업들에 필요한 용지면적 1500∼2000평과는 거리가 있다.

◇IT기업의 심각한 공장용지난=성서첨단단지의 PMP 개발업체 N사는 제품을 조립할 수 있는 공장용지 2000평이 당장 필요해 몇달 동안 인근을 샅샅이 뒤졌지만 적당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인근에 경매로 나온 공장용지 물건이 있지만 평당 최고 250만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재 공급물량이 많아 3개 회사에 외주를 주고 있는데 솔직히 제품의 생산관리가 제대로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도어로크 업체인 D사도 당장 조립라인을 들여놓을 공장용지 2000평이 필요한 시점인데 인근에서 용지를 구할 수가 없다. 이 업체는 현재 160평의 좁은 본사건물에서 조립생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5년 대구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최근 신제품을 개발한 모바일 기업 N사도 조만간 대량생산을 위한 생산공장을 어떻게 구할지 걱정이 앞선다. 그외 배터리 전문업체인 대류정보통신과 아이에스티코리아 등 지역의 상당수 IT 제조벤처기업들이 공장용지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IT기업들은 공장용지난을 공동으로 해소하기 위해 최근 대구시의 성서 옛 삼성상용차 터 분양에 협업화 형태로 8000평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 상용차 용지는 개별분양을 제외한 협업화로 분양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IT기업 공장 집적단지 개발 급선무=대구지역의 IT기업들이 본격적인 대량생산 단계에 접어들면서 심각한 공장부지난에 시달리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산업용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구시는 세천지방산업단지와 달성2,3차산업단지 등을 잇달아 조성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오는 2010년 이후에나 마무리될 전망이다.

IT기업들은 이에 따라 계획중인 산업단지의 일부분을 우선 IT제조기업들에 분양하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 건설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들어올 혁신도시의 일부를 IT제조기업 집적단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IT업계 관계자는 “IT기업은 업종 특성상 생산공장에 본사와 연구소가 붙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외곽지에 공장을 건립하게 되면 고급인력을 구할 수가 없고 물류비용도 커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