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산업 기반과 엔저기조를 등에 업은 일본 종합전자업계의 급부상이 올해 세계반도체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9일 ‘2007년 반도체산업 4대 이슈’ 보고서를 통해 “일본 종합전자업체들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걸쳐 계속된 어려움속에서도 첨단 디지털 제품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분야의 연구개발을 지속해 경쟁력을 구축해 왔다”며 “그동안 묵묵히 지속해 온 시스템반도체분야에 대한 투자와 최근의 엔저기조가 올해 일본 전자업체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간에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용 베이스밴드 칩을 비롯한 차세대 통신 칩 및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시스템반도체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일본전자업체들의 역습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기업들은 샤프·후지쯔·미쓰비시 등 휴대폰을 생산하는 기업과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인 르네사스가 스마트폰·3G 통신 칩 및 심비안 기반의 플랫폼 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NEC·마쓰시타가 미국 TI와 공동으로 통신 칩 개발을 위한 전문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리눅스기반의 플랫폼 개발에 합의하는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업계는 또 통신 칩 뿐 아니라 소니·도시바·IBM이 공동개발한 고성능 SoC ‘셀(CELL)’을 플레이스테이션3에 장착하는 등 핵심플랫폼 및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LG경제연구원 박재범선임연구원은 “국내 전자업체들도 기기 차별화에 핵심적 기능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분야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규모의 전문 팹리스반도체들과 협력하거나 자체적인 솔루션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향후 해당산업이 경쟁력을 갖춘 소수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핵심 플랫폼 칩을 장악한 기업에게 헤게모니를 빼앗길 위험성이 존재하면, 최악의 경우 PC의 인텔, CDMA의 퀄컴과 같은 상전이 3G 휴대폰이나 디지털가전시장에서도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2007년 반도체산업 4대 이슈’로 일본 시스템반도체산업의 급부상 이외에도 △윈도비스타와 D램 수요기반 확대(윈도비스타에 의해 올해 D램 수요 전년대비 64% 증가) △멀티미디어 고기능휴대폰 확산과 낸드플래시 수요기반 확대(뮤직폰에 의한 휴대폰용 플래시메모리 수요량 전년대비 300% 증가) △차세대 통신 칩 주도권 경쟁 심화(퀄컴·노키아·에릭슨·인텔·TI·인피니온) 등을 꼽았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