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8만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3만명 정도는 세계 톱 클래스의 역량을 지닐 수 있도록 육성할 것이며 이를 위해 1%에 해당하는 300여명의 임원들부터 (지금의 역량을 선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리더로 키워내는데 최선의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후 공식 석상에서 처음 밝힌 메시지여서 LG전자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첫 입사후 30년만에 LG전자 최고경영자로 복귀한 소감은.
▲얼마전만 해도 일본 등 세계 유수의 전자업체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격차가 컸다. 하지만 이번 CES를 둘러보니 (LG전자도) 이같은 격차를 거의 발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많이 따라갔다. 또한 짧은 시간이지만 LG전자의 변한 모습을 들여다 보니, 3만명 정도의 직원들만 톱 클래스로 길러낸다면 엄청난 경영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1%인 300명의 임원들부터 리더십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느냐가 결국 지름길이 될 것이다.
-LG전자가 가장 취약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경쟁력 있는 부분도 많지만 무엇보다 지금처럼 일하는 방식과 사람에 대해서는 아쉽다. 일하는 방식과 사람을 최고로 만들어야만 기업이 변할 수 있다. 또한 눈부시게 변화하고 갈수록 치열한 경쟁환경에 놓인 세계 전자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행 공급망관리(SCM) 체계부터 손을 봐야 한다. 한마디로 델과 도요타의 모범사례처럼 가장 효율화된 생산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LG전자를 혁신하기 위한 방안은.
▲경영전략에서 마케팅·인력관리(HR)·제조·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업종을 막론하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를 영입할 생각이다. 이미 회사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맥킨지컨설팅의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외부 전문가를 수혈할 계획이다. 이것이 현재 300여명에 달하는 임원들의 역량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3만명 직원들의 역량도 빨리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통신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데, 이른바 3콤 관계사들과의 시너지 방법은 있나.
▲LG텔레콤과는 휴대폰, 데이콤·파워콤과는 각각 IPTV·셋톱박스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LG전자 CEO로 와서 보니, 그룹내 통신서비스 계열사들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SK텔레콤·KT 그룹도 똑같이 중요한 고객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LG텔레콤 시절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LG전자에서도 적절히 구사할 생각인가.
▲노이즈 마케팅은 오히려 예전 통신서비스 경쟁사들이 유도해 낸 뜻이다. 노이즈 마케팅이 경쟁사와 차별화된 부분에서 독창적인 상품으로 경쟁사를 자극해 효과(영업성과)를 낼 수 있다면 LG전자에서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지점을 찾아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데 충분히 노력할 생각이다.
-신년사에서 직원들에게 ‘결과’를 강조했는데 이는 무슨 뜻인가.
▲(LG전자에 와서)보니까 직원들이 경영성과와는 다소 무관한 일에 매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임원들에 대한 업무보고 등 부수적인 일이 대표적이다. 그 자체가 나쁘지는 않지만 가치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일들은 최대한 하지 않도록 하겠다. 즉 일하는 방식부터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