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플랫폼도 브랜드 시대’
이동통신사들이 이례적으로 자사 모바일 플랫폼에 별도의 독자 브랜드를 도입한다.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후방 기술로만 취급했던 모바일 플랫폼을 하나의 상품으로 체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내의 앞선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바일 플랫폼의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어서 향후 성과가 기대된다.
KTF는 최근 자사 모바일 플랫폼에 브랜드 전략을 도입하기로 하고 브랜드명 공모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두 가지 정도의 명칭을 놓고 최종 고민하는 단계다. 그동안 KTF의 플랫폼은 위피·위피온브루 등 기술 표준에 따라 플랫폼 명칭을 정해왔다. KTF는 이르면 1분기에 브랜드명을 확정하고 모바일 플랫폼 상품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자사 모바일 플랫폼에 ‘T-PAK’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도입했다.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 이통사와 협력까지 타진하는 단계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간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국한된 브랜드를 핵심 기술인 플랫폼으로 확대, 사용자에게 서비스 차별성을 적극 알리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T-PAK’은 기본적인 무선인터넷 기능뿐만 아니라 휴대폰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까지 하나로 통합, SK텔레콤 사용자라면 누구나 똑같은 UI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KTF도 자사 플랫폼을 기능별로 모듈화하는 동시에 브랜드 도입을 계기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KTF의 관계자는 “그간 플랫폼을 기술 표준 기반의 명칭으로 부르다 보니 내부에서도 혼동이 됐다”며 “브랜드 도입은 사용자에게 더욱 나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 전략의 또 다른 핵심은 해외 수출이다. SK텔레콤은 ‘T-PAK’이라는 브랜드 도입 후,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공동으로 베이스밴드 칩세트와 모바일 플랫폼을 결합한 상품 개발에 나섰다. ‘T-PAK’을 TI의 ‘OMAP’에 내장, 유럽통화방식(GSM) 서비스의 본고장인 유럽지역 수출을 타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과도 ‘T-PAK’을 양사가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KTF도 아직 전체 플랫폼 수출까지는 어렵더라도 서비스나 특정 상품을 분리해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라며 “그간 제조사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의존해온 해외 이통사도 모바일 플랫폼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는 등 시장 여건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