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증시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IT기업. 시가총액 1위도 IT기업이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도 IT업종이다.
자연스레 모든 증권사가 IT기업 분석에 공을 들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술환경 속에서 주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배경아래 증권사들이 눈을 돌린게 현장 경험을 갖춘 IT업체 출신의 애널리스트들이다.
IT업체 근무경험을 갖춘 애널리스트의 장점은 무엇보다 IT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다. 메리츠증권에서 디스플레이업종 분석을 맡고 있는 문현식 연구위원(37)원은 지난 96년 삼성전자에 입사, 반도체 제조라인에서 6개월간 실무경험을 가진 뒤 4년간 LCD광학특성을 평가하는 연구분석부서에서 근무했다.
문 위원은 “연구부서 경험 덕에 신기술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파급효과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업체인 삼성SDI(생산기술·영업)와 LG필립스LCD(전략기획)를 모두 거친 굿모닝신한증권의 민천홍 테크팀장(40)도 “차세대 LCD 공정이 적용된다는 소식을 접할 경우 실제 생산공정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이해하고 시장에 접근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심층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물론 기술과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부는 아니다. 민 팀장은 “증권사 리포트의 목적은 기술동향을 짚어내는 것이 아니라 주가를 예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에만 집착하는 것은 항상 경계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IT기업의 관리부문 출신 애널리스트들도 마찬가지. 90년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의 관리·회계파트에서 근무했던 교보증권의 김영준 연구위원(39)은 “회사의 사업방향과 실적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예상 주가로 연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힘든 작업”이라고 전했다.
옛 동료들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김 연구위원의 후배격인 교보증권의 김형식 책임연구원(33). 하이닉스에서 2년간 기획·마케팅 업무를 마치고 지난해 7월 교보증권에 입사한 김형식 책임연구원(33)은 “당시 동료들과 만나기는 하지만 서로 부담되기 때문에 회사 얘기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인 IT기업 근무 경험을 살려 투자자들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전하겠다는 의지만은 확고하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민 팀장은 “최근 디스플레이업체가 다소 부진하지만 이들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생산·고용효과는 막대하다”며 “국내 산업이 존재하는 한 흰머리가 되도록 애널리스트로써 정확한 투자의견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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