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를 이용해 하천이나 호수의 변화를 3차원으로 시뮬레이션한다.’
박석순 교수(이화여대 환경공학과)는 하천과 호수의 수질변화 과정 전반을 수학적 원리와 컴퓨터 모델로 시뮬레이션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박 교수는 특히 팔당호에서 일어나는 유입 하천의 계절적 변이에 따른 수리 및 수질 특성을 3차원 시변화 모델로 규명했다. 수질은 물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 용존산소, 영양물질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한 값을 말한다. 수리는 물속의 유속분포, 체류시간, 흐름 경로, 유압 등 물의 흐름과 혼합과정을 일컫는다.
하천은 계절이나 시간변화, 수심이 깊은 곳과 수표면, 지류의 편입 유무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변수들이 혼재해 있다. 박 교수팀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3차원 방식의 반복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반적인 변화상황을 정밀하게 체크해내는 데 성공했다.
3차원 시변화 컴퓨터 모델은 3차원 공간과 시간에 따른 여러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내에서 물의 흐름과 수질 등은 미분방정식으로 표현되고 현장 측정 데이터를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식을 거쳤다. 여러 지리정보 데이터를 입체적 격자형태로 구성하고 여기에 기상데이터와 수량·유속 등의 자료를 추가하고 수질 변화값 등을 넣어 3차원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얻어진 결과물은 그래픽이나 애니메이션, 다양한 표 형태 등으로 구현 가능하다.
박석순 교수는 “실시간으로 체크하기 어려운 자연환경 변화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시뮬레이션하면서 환경보호·적절한 취수원 확보 등에 효율적인 대안 마련이 가능하다”며 “이같은 모델은 팔당호를 통해 검증됐고 다양한 분야 여러 곳의 자연환경 변화 예측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팀은 팔당호의 식물성 플랑크톤 과대성정에 대한 근본적 원인과 계절별 제한인자 등을 밝혀냈으며 녹조현상 제어를 위한 영양물질 저감 순위도 결정할 수 있었다. 상수원 취주 지점에 합쳐지는 유입지류의 혼합 비율과 수질변이 예측을 통해 취수 위치가 상수 원수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고 양질의 상수원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까지 도출해냈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해 수조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호수 수질은 악화 일로에 있었다”며 “박 교수의 연구결과는 잘못된 팔당호 수질정책을 바로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박 교수의 3차원 시변화 분석 연구는 환경분야 최우수 국제 학술지로 꼽히는 에코로지컬모델링(Ecological Modelling)의 지난해 12월호 게재되기도 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박석순 교수는
박석순 교수(49)는 팔당호 수리 및 수질 특성을 3차원 시변화 모델로 규명하면서 과기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월 수상자로 뽑혔다.
BK21환경공학 핵심사업인 ‘지표수 환경관리 시스템 연구’의 책임자로써 지난 수년간 하천·호수의 수질변화를 과학적 원리를 통해 연구해 왔다. 그는 특히 수도권 2200만명의 식수원인 팔당호의 수질 특성을 첨단기술로 최초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지난 2001년부터 국무총리실 새만금 사업 환경실무 대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수질 개선대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해왔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서울시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 자연환경분과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청계천 수질과 생태계 관리를 자문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나노기술의 발달로 작은 수질감지센서 하나로 수도물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고 인터넷 등 통신망을 통해 모든 공간의 수질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것 등은 큰 변화”라며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환경 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획기적인 환경 보호 및 개발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팔당호 수평 방향 주요 흐름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