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20만명의 경상남도 가전 시장은 크게 5개 상권으로 구분된다. 창원시와 마산시를 양 축으로 묶은 경남 중심상권, 김해와 밀양, 양산시를 잇는 부산인접상권, 통영과 거제시로 대표되는 남해안상권, 진주를 중심으로 사천까지 이어지는 경남 서부상권, 마지막으로 거창, 함양, 합천 등 경남 서부 농촌상권이다.
◇경남의 프리미엄 상권, 창원·마산
창원·마산시 상권은 경남 도청 소재지이자 경남 경제의 핵심 지역이다. 인구 50만명을 넘어선 창원은 산업단지에 1만여개 기업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계획도시답게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공단지역의 경계가 뚜렷해 최고의 주거환경을 자랑하며 아파트 평균 거래가도 부산을 상회할 정도다. 주민 65%가 아파트를 주거로 생활하며 2만6000달러에 이르는 소득수준에 걸맞게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객단가 또한 최고수준이다.
인구 43만명의 마산시는 창원이 성장하기 전까지 경남의 중심 항구도시였다. 과거에 비해 그 명성이 다소 약해지기는 했지만 최근 아파트 건설이 활기를 띠면서 새로 형성된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새로이 상권이 형성되거나 밀집하고 있다. 또 내서 지역을 중심으로 로봇 등 관련 집적단지와 연구센터가 들어서 이들 지역에 대한 기대수요도 높다.
◇ 서부 경남의 중심 진주와 사천
진주·사천 상권은 서부 경남의 중심지. 동부경남을 중심으로 이뤄진 경남 발전이 남해안을 타고 서부경남으로 확산될 전망인 가운데 최근 진주가 혁신도시로 지정되면서 굵직한 공기업의 이전이 예정돼 있다. 또 사천공단 분양이 완료돼 기업 입주에 따른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특히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 사천과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진주가 부상하면서 상권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보다는 농촌에 가까운 생활권으로 중저가 제품 위주의 시장이다. 서서히 프리미엄급 제품이 판매되는 추세.
◇ 김해·밀양·양산, 동부 경남의 트라이앵글 상권
김해·밀양·양산 상권은 지역적으로 경남이지만 지리적으로 부산과 가까워 부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이다. 부산 기업들이 치솓는 공장용지값을 이기지 못해 이전이 늘면서 인구와 경제규모도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거제와 통영 상권은 경남에서는 특수 상권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형 조선소 인근 지역은 고임금 샐러리맨으로 인해 고가 상권이 형성되고 이외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가 상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부 농촌 상권에는 아직까지 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과 하이마트 등 복합 가전매장이 입점하지 않고있다. 삼성과 LG가전 대리점이 군청 소재지 중심으로 한두 개씩 포진해 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회원점
‘환경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혁신을 거듭하는 매장.’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회원점(대표 이형조)을 일컫는 말이다.
“20년 동안 매장 확장만 5번, 내부 인테리어 변경은 수십번이 넘습니다. 아마 우리 매장처럼 여러차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대리점도 없을 겁니다. 단언컨대 시장 변화에 제때 대처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이형조 사장이 매장 소개를 시작하며 던진 첫 이야기는 의미심장했다. 그도 그럴것이 회원점은 얼마 전 아프지만 값진 경험을 치렀다. 지난해 매장 인근에 대형할인점, 복합가전전문점이 들어섰지만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
“30평으로 시작해 이곳에서만 20년 동안 터를 닦아. 쉽사리 고객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장의 기대와 달리 1월부터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해 상반기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차 싶었지요. 부랴부랴 본사와 함께 대처방안을 마련했고 다행히 하반기 들어 전년 매출을 회복한 후 지난 가을부터 다시 20∼30% 높였습니다.”
그는 가장 먼저 매장을 확대하고 주차장을 대폭 넓혔다. 고객 편의를 위해 본사 AS센터를 같은 건물에 유치하고 ATM기를 새로 설치했다. 특히 이 사장 개인의 오랜 유통 노하우를 중심으로 계획되고 실행에 옮겨지던 각종 대외 마케팅을 과감하게 직원 중심으로, 즉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도록 바꿨다. 회원점 직원들은 현재 각자 관리하는 고객리스트를 만들어 자신만의 독특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올 초 2006년을 결산해보니 매출은 20%, 회원은 30% 늘었다. 지난 상반기의 매출 하락을 딛고 이뤄낸 놀라운 성과다. 떠난 것으로 여겼던 고객을 이처럼 빠른 시간에 되돌릴 수 있었던 것은 오래 전부터 이 사장이 기울여온 고객관리 노력의 결실이다.
이 사장은 “20여년 전 혼수 가전을 구매한 고객이 최근 딸을 시집보낸다며 딸과 함께 다시 찾아왔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며 “변화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항상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쓰겠다”고 말했다.
◆LG전자 고객만족점
LG전자 고객만족점(대표 한종태)은 이름 그대로 꼼꼼한 고객관리로 구매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지난해 올린 26억원의 매출 가운데 58%가 재구매를 통해 이뤄졌고, 매장이 위치한 경남 사천시 사천읍 1차 상권내 7000가구 중 3000가구가 고객만족점 고객이라는 점은 그간 고객관리가 어떠했음을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도시 상권과는 다른 차별화된 마케팅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무상 AS기간 1년이 지나도 과감하게 무료로 AS를 실시했고, 인근 아파트를 돌며 맨투맨식 접촉으로 이웃의 구매가능 고객을 소개받았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매장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종태 사장이 선택한 것은 기존 단골 구매고객을 기점으로 소개에 소개를 이어가며 고객층을 넓혀가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고객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수.
한 사장은 “친절한 배송과 무상AS 등 남다른 고객관리로 기존 고객을 감동시켰고 새로운 구매 가능 고객을 소개받아 곧바로 실구매고객으로 연결시켜 나갔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평가 및 인센티브제를 통해 고객만족의 첨병인 직원들의 의식을 연중 고취시켜 나가고 있는 것도 고객만족점만의 강점이다. 수시로 고객 응대에 관한 역할극을 벌여 서로의 점수를 매기고, 매달 매출 신장을 체크해 수익에 따른 분배금은 즉시 다음달 월급에 반영된다.
고객만족점은 지난 해부터 실버마케팅에 돌입했다. 60세 이상 고객을 별도로 DB화하고 이들의 구매행태와 구매가능성, 생활 수준 등을 면밀히 파악한 후 최상위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노인대학 등 이들이 주로 모이는 곳에 노래방기기와 반주기 등을 무상 대여하고, LG전자 창원과 구미 공장 견학행사도 개최했다. 그 효과는 올 매출 목표 30억원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사장은 “노인층 오피니언 리더 공략으로 지난 2005년 최고 매출성장률을 올 해 또다시 달성하고 싶다”며 “이들을 움직일 수 있다면 신규 고객 소개는 물론이고 매장 이미지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 합포지점
경남 마산의 중심지 신포동에 자리잡은 하이마트 합포지점(지점장 김진민)은 인근 대형할인점과 치열한 상권 경쟁을 벌이면서도 전혀 위축됨이 없다.
“고객 접근성, 주차 편리성, 상품 다양성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는 김진민 지점장의 자신있는 말처럼 합포점의 경쟁력에는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어느 유통점이 이러한 사항을 간과해 소홀히 할까. 합포점의 숨겨진 경쟁력은 따로 있었다.
‘한발 빠른 판촉과 감성 마케팅.’ 합포점의 진정한 경쟁력이다. 합포점은 1∼2주 또는 한 달이 아닌 한 분기 앞을 내다보고 발빠른 판촉전을 진행한다. 벌써 매장 외부에는 입학선물로 인기가 높은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판촉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일반적으로 타 유통점이 PC판촉에 나서는 것은 2월로 접어들면서부터다.
또 하나는 감성 마케팅. 패밀리카드 고객리스트를 활용해 상품전단 광고가 아닌 신년 기원이나 생일축하 메시지를 쏜다. 김 지점장은 “감성적인 호소가 구매에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인간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많이 신경쓴다”고 말했다.
동시에 직원들은 감성적 상품 설명에 뛰어나다. 딱딱한 기능 위주의 설명이 아닌 고객에게 좋은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감성에 호소하는 고객 응대는 지난해 친절도 94점을 받아 하이마트 전 매장 중 1위를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하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친절도 90점이 넘는 매장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합포지점의 2007년 모토는 ‘부진불생, 하이파이브 2007’이다. 고객관리와 매출에 부진하면 살아남지 못하니 파이팅하자는 뜻이다. 특히 모토와 연계시켜 세운 ‘기존고객 이탈방지’ ‘방문고객 100% 고객카드 작성’ ‘지역 기관 및 단체와의 돈독한 관계 정립’ 등 3대 실천과제는 유통 프로다운 정신과 자세가 그대로 담겨 있다.
김 지점장은 “기존 고객관리는 물론이고 신규고객 창출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특히 점포 규모가 커지면서 인맥 관리나 인적 공감대 형성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합포점만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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