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레벨셀(MLC) SSD(Solid State Disk)가 싱글레벨셀(SLC) SSD, 하이브리드 HDD, HDD 사이에 전개되고 있는 저장매체 주도권 경쟁에서 강력한 다스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나온 SSD는 싱글레벨셀(S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것으로 하드디스크에 비해 3∼4배가 넘는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한계가 있었다. 하반기에 나올 MLC SSD는 기존 SSD에 비해 가격이 절반 정도고 속도도 대폭 개선돼 저장매체의 왕좌로 주목받고 있다.
◇SLC 낸드플래시 가격의 절반=SSD는 하드디스크(HDD)와 달리 모터와 같은 부품을 쓰지 않아도 돼 고장률이 낮다. 이와 함께 SSD는 HDD에 비해 두께는 절반,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은 노트북PC 제조사에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상용화된 SSD의 가격은 32Gb 기준 600∼800달러로, HDD에 비해 무려 3∼4배가 비싸서 대중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싱글레벨셀(SLC)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SLC 낸드플래시의 대용으로 MLC 낸드플래시가 주목받고 있다. M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하면 가격을 300달러대까지 낮출 수 있어 업계는 MLC 기반 SSD가 SSD 시장을 활짝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약점인 속도 개선 기반 마련=MLC를 사용해 SSD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느린 MLC 속도를 보강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MLC를 사용해 SSD를 개발하면 쓰기 속도 기준 초당 20MB 수준이어서 30MB 정도 되는 HDD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MLC SSD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초당 쓰기 속도가 HDD를 넘는 30∼40MB 수준이 돼야 SSD 대체 수요가 터져 나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첫 번째로 MLC 낸드플래시 속도 자체가 빨라져야 하고, 이를 보강할 수 있는 데이터 인터페이스와 컨트롤러 기술이 필요하다. 초당 데이터 처리속도를 두 배가량 향상시킨 MLC 낸드플래시가 올 1분기부터는 나올 예정이어서 기본적으로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SD 업체들은 데이터 인터페이스와 컨트롤러 기술 개발에 주력해 이르면 상반기 내 HDD 속도를 능가하는 MLC SSD를 내놓을 계획이다.
◇하반기에 쏟아진다=삼성전자는 늦어도 8월 기술 개발을 마치고 연내에 MLC 기반 SSD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에 삼성전자는 쓰기 속도를 2배까지 향상시킨 50나노 16Gb를 양산해 MLC SSD에 적용할 계획이며, 이를 소프트웨어와 컨트롤러로 보강하기 위해 메모리컨트롤러를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내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개발 중이다. SSD 전문 업체인 엠트론(대표 전형관)은 오는 4월까지 읽기속도가 초당 80MB, 쓰기속도는 초당 40∼50MB에 달하는 MLC SSD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 회사는 재설정가능반도체(FPGA)를 통해 자체개발한 메모리컨트롤러 검증을 마쳤으며, 2월까지 일반 칩으로 개발을 마쳐 SSD에 적용할 계획이다.
샌디스크를 비롯해 대만 HDD 업체들도 올해 안으로 MLC SSD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올 하반기에는 MLC SSD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형관 엠트론 사장은 “MLC SSD의 가격이 300달러 대까지 떨어지면 노트북PC 시장에서 HDD와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며 “HDD 시장의 20%만 SSD가 장악을 해도 4조원이 넘는 대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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