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팟’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휴대폰을 선택했다. AP·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에서 전면이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된 ‘아이폰’을 공개하고 오는 6월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또 애플이 사업 모델을 더는 PC 플랫폼에 제한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회사 이름을 ‘애플컴퓨터’에서 ‘애플’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베일 벗은 ‘아이폰’=수 년간 소문만 무성했던 ‘아이폰’은 멀티미디어에 특화된 휴대폰이었다. 일반 휴대폰과 달리 키패드를 없애고 3.5인치 와이드 터치스크린에서 번호를 누르거나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낼 수 있다. 넓은 화면을 바탕으로 아이튠스에서 다운로드한 음악과 영화를 볼 수 있고 와이파이를 내장해 구글·야후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MP3플레이어와 PMP의 장점을 결합했을 뿐 아니라 네트워크도 접목했다. GSM·에지(EDGE)의 쿼드밴드와 2메가픽셀 디카·블루투스 2.0·사파리 웹브라우저 등을 지원해 심플한 기능이 특징이었던 기존 애플 제품보다 다양해졌다.
◇목표는 “2008년 1000만대”=애플은 오는 6월 이동통신 사업자 싱귤러를 통해 4Gb와 8Gb 2개 모델을 출시해 매킨토시와 아이팟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는 이날 “혁신 제품이 가끔 선보이지만 나올 때는 모든 것을 변하게 한다”며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2008년까지 아이폰 10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체 휴대폰 시장의 1% 규모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과 함께 아이튠스를 TV와 연결하는 셋톱박스 ‘애플TV’를 선보이며 ‘탈PC’를 선언했다. 스티브 잡스 CEO는 30년 동안 유지해왔던 ‘애플컴퓨터’를 ‘애플’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뉴스의 눈
역시 가격이 문제다. 맥월드에서 공개된 아이폰은 일부 논란도 있지만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역시 ‘애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폰의 가장 큰 ‘수혜주’가 애플이라면 ‘피해주’는 휴대폰 업체다. 이를 입증하듯 나스닥에서 애플 주식은 8.5%가량 올랐다. 반면에 다른 스마트폰 업체인 팜은 5.7%, 리서치 인 모션(RIM)은 7.9%, 모토로라는 1.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가격을 꼽았다. 오는 6월 선보이는 아이폰은 4Gb 모델이 499달러, 8Gb 제품은 599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경쟁 모델인 삼성 스마트폰 ‘블랙잭’과 모토로라의 ‘모토로라Q’보다 300∼400달러 비싼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애플 브랜드와 기능을 감안하더라도 400달러 이하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애플은 스티브잡스의 공언대로 ‘미 투’ 전략은 없다고 언급해 아이폰이 단순히 휴대폰 시장만을 겨냥한 제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아이팟이 ‘아이튠스’라는 결합 모델을 통해 ‘성공 신화’를 썼듯이 아이폰 역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혼합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공개와 맞물려 회사 이름까지 바꿔 전략 사업으로 이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이폰이 기존 휴대폰 킬러 제품이 아닌 ‘애플2.0’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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