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 대외적인 난제를 뚫고 올해도 성장의 채찍질을 지속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본사 투자 8조1000억원을 비롯해 미국 오스틴 반도체공장(SAS)과 S-LCD 투자 등을 포함해 총 9조7000억원의 시설투자(CAPEX)를 단행한다. 또 6조원대의 연구개발(R&D) 투자도 병행, 글로벌 기술 선도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 8% 증가한 63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기록 갱신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지난해는 57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환율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다소 줄어들었다”면서 “올해는 ‘윈도비스타’ 수요를 겨냥해 D램과 LCD 판매량을 늘리고 하반기에 8세대 TFT LCD 라인과 60나노 메모리 공정의 조기 구축으로 신기술을 통한 원가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보르도’신화 이어간다=삼성전자를 글로벌 TV 시장의 1위로 올린 LCD TV를 중심으로 공격력을 강화한다. 40인치급 이상의 대형 제품에 주력해 평판TV 시장을 주도하고 풀HD 비중도 50%로 늘릴 예정이다. 8세대 라인의 성공적인 양산을 통해 46인치 이상 ‘대형’에 깃발을 확실이 꽂을 계획이다. LCD 1100만대, PDP TV 250만대 등을 판매해 지난해 3000억원이었던 디지털미디어(DM) 부문의 영업이익(해외공장 연결 기준)을 8000억원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목표치인 이익 1조원에 바짝 다가가는 수치다. LCD 패널의 마진율 개선도 노린다. 상반기에는 경쟁 격화로 다소 이익률이 떨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이익률을 10%대 후반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40인치 LCD TV를 100만원대 아래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게 삼성 측 전망이다.
◇메모리 ‘효자’ 노릇 계속 한다=상반기는 D램, 하반기는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메모리를 수익률 개선의 최전방에 배치한다. 윈도비스타에 힘입어 D램의 비트그로스(Bit Gross·집적도 성장세)가 90% 이상 늘고, 낸드 역시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 같은 대용량 MP3P·PMP·스마트폰 등에 힘입어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 전무는 “하반기 낸드가 부족한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모바일 D램과 그래픽 D램 수량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80%와 7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HSDPA로 승부한다=4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4%까지 떨어진 통신 부문은 재고 소진 등에 힘입어 재도약에 나선다. 3G 시장을 겨냥해 30여종의 WCDMA/HSDPA를 출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 블랙잭 등과 같이 동영상·뮤직·이메일 등이 되는 특화폰으로 글로벌 히트 상품을 추가한다. 애플의 아이폰이 500달러가 넘는 가격에 책정된만큼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고 제값 받기를 통해 평균단가(ASP)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연간 판매량 1억3000만대를 달성해 점유율을 전년 대비 13%포인트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밖에도 와이브로를 휴대폰과 PDA 외에 컨슈머제품(CE) 쪽으로 확대 적용해 정보통신총괄에서 판매를 맡아 수익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분기 조정, 하반기 본격 궤도 진입”=주 전무는 “계절적 특성상 2분기에는 다소 떨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주력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에도 윈도비스타와 중국의 설날 등 일부 특수 수요가 있어 PC·반도체·LCD 등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하반기는 수요 측면과 미국 경제 등 대내외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상당히 좋을 것이라는 게 주 전무의 설명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IT팀장은 “올해 상반기는 D램은 양호한 반면에 낸드플래시와 LCD는 부진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지루한 모습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하반기는 전반적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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