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사상 최대의 분기 매출 15조7000억원을 달성, 연간 59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반면에 분기 영업이익은 1년 만에 2조원대를 회복했으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 하락한 6조9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작년 2분기 바닥을 다져 상승세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글로벌 경쟁이 격화돼 마케팅 비용이 늘고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익률은 악화됐다. 사상 최대 호황이었던 2004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러 ‘풍요 속 빈곤’을 겪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해준 것은 D램. 반도체 부문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1%나 증가해 1조6600억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률 역시 31%로 전 분기보다 5%포인트나 성장했다. 환율하락폭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LCD 부문도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90% 성장했고 이익률도 2배나 올랐다. 다만 환율 하락으로 연간 수익성은 전년보다 12% 정도 줄었다.
휴대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4% 증가한 3200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노키아·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과의 경쟁으로 글로벌 마케팅 비용이 2배나 증가했고 내수 재고량 조정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8%)로 떨어졌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LCD TV 판매 호조에 따라 사상 최대 수익을 냈지만 90% 이상 해외에서 생산이 이뤄지는만큼 본사 기준으로는 인건비 등이 반영돼 15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평판TV 판매량은 LCD TV 267만대, PDP TV 42만대로 전 분기 대비 각각 87%와 25% 늘어났다. 생활가전은 적자폭이 전 분기 100억원에서 1400억원대로 크게 확대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8조9700억원과 6조9300억원으로, 매출은 3%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14% 감소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을 위해 보통주 280만주와 우선주 40만주 등 총 32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또 보통주는 5000원, 우선주는 5050원 등 총 745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