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10% 이상 떨어진 LCD·PDP 가격 폭락세가 최근 진정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세가 크게 둔화됨에 따라 날개 없이 추락해온 TV 가격 급락세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연말 재고물량을 크게 줄인 주요 TV 업체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오히려 패널 주문량을 크게 늘린데다 대만 LCD 패널업체가 잇따라 감산을 단행, 우려했던 최악의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스플레이서치·디스플레이뱅크 등 시장조사기관이 올 1분기 LCD·PDP 판매량이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15% 이상 줄어들고 가격 하락폭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상반된 결과여서 주목된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 1분기 40인치대 LCD 패널 가격하락 폭이 8∼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에 따르면 계절적 비수기인데도 패널 1분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가격하락세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
조용덕 삼성전자 상무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으로 LCD 패널 가격이 10%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달리 올 1분기에는 하락폭이 절반 수준인 5% 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형 거래처인 TV 업체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재고물량을 없애는 ‘재고 제로(0)’ 정책을 강도 높게 진행한 여파로 패널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DP 업체인 LG전자·삼성SDI도 지난해 분기마다 15∼20% 급락한 PDP 가격이 1분기에는 10% 이하로 하락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분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TV 업체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가격하락세도 진정되면서 1분기 PDP 수요량은 지난해 3분기 월 30만장에 육박했던 최고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초 LCD TV와 PDP TV 가격을 12∼20% 일제히 인하했던 삼성전자·LG전자 등 TV 업체도 올 연초에는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는 가격인하를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최근 패널 가격 안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더욱이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업체는 1분기 들어 패널 생산량을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대형 LCD 패널 판매목표를 지난해 4분기의 1550만장과 거의 비슷한 1500만장으로 잡고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방침이다.
LG전자와 삼성SDI의 경우 지난 연말 유리기판 투입량을 월 10만여장으로까지 줄였으나 1월부터는 2배에 가까운 월 20만여장으로 회복시켜 생산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
김광주 디스플레이뱅크 부사장은 “공급과잉을 우려해 대만 LCD패널 업체가 감산 정책을 펼친데다 가격폭락을 경험한 패널업체가 재고물량을 아주 적게 유지하는 추세여서 당초 예상과 달리 올 1분기에는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가격 폭락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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