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범태평양 지역을 관통하는 추가 해저 케이블 망(EAC)이 구축된다.
아시아넷컴은 지난해 말 발생한 대만 지진과 같은 사태에 대비해 별도 해저 케이블 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에 앞서 이미 버라이즌·KT컨소시엄은 물론이고 AT&T와 스타허브도 대륙 간 케이블 망 사업을 공언해 아시아 지역 해저 케이블 망이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요 업체의 통신망 복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만 지진에 따른 후유증이 여전히 심각해 중국·홍콩 등 일부 지역은 이달이 지나야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넷컴, 해저 케이블 추가 구축=홍콩 해저 케이블 사업자인 아시아넷컴은 아시아와 북미 지역의 데이터 용량을 두 배 정도 늘릴 수 있는 범태평양 케이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과 싱가포르를 잇는 1만9800㎞ 해저 케이블을 보유한 아시아넷컴은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오는 2008년까지 범태평양 해저망을 완공키로 했다. 새로운 ‘EAC’ 해저 케이블 망은 필리핀·괌·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를 연결하게 된다. 또 북태평양과 일본 사이의 회선 용량도 두 배 이상 늘린다. 하지만 대만 지진의 발생지였던 대만과 필리핀 사이에 있는 루손 해협을 우회해서 구축,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대만 지진에 대비키로 했다.
빌 바니 아시아넷컴 회장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인터넷 사용 인구에 비해 대륙 간 케이블 망은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라며 “새 해저 케이블이 깔리면 지금보다 세 배 정도 용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버라이즌은 KT 등 아시아 주요 통신사업자와 공동으로 해저 케이블 망으로 중국과 미국을 직접 잇겠다고 발표했다. AT&T·텔레콤말레이시아·스타허브도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해저 케이블을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해저 케이블 회선은 3개로, 북미와 유럽 14개 회선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21세기 재난’에 ‘19세기 복구 기술’=주요 업체의 복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대만 지진에 따른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만 강진의 직접 피해 지역인 홍콩과 중국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네트워크 불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AFP는 이들 업체가 해저 케이블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19세기 기술로 21세기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며 낙후된 해저 케이블 복구 수준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손 해협에서 케이블 교체 작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마린’은 케이블 복구 선박이 갈고리를 이용한 수작업과 높은 파도로 복구 작업을 제대로 진행시키지 못하고 있다. 높은 파도에 작업이 힘들 정도로 선박은 최신 시설과 거리가 있으며 해저 로봇 하나 없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케이블을 수리하거나 교체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아시아 지역 통신 대란은 이달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대만 전신관리국 발표를 인용해 “손상된 6개 회선 가운데 1개 회선이 이달 중순까지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5개 회선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복구가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 인터넷 복구 완료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중국 현지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차이나텔레콤은 복구 작업이 일러야 오는 20일 이후에나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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