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큐, 코리아∼’
자칫 미제로 빠질 뻔한 국제 사기사건이 국내 한 IT업체 사장의 기지로 해결돼 화제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소재 무역업체인 트랜스걸프 스케폴딩사가 한국의 H사로부터 건자재의 일종인 ‘비계’를 시세보다 싸게 공급해주겠다는 제의를 받은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양사는 몇 차례 서신 교환 뒤 정식 계약을 했다. 이에 따라 트랜스걸프사는 선급금 등의 명목으로 4만1810달러를 H사에 송금했다.
하지만 H사는 약속한 납품 기일을 어기고 잠적, 트랜스걸프사는 H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조지프 카도시 트랜스걸프 사장은 “알고보니 H사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업체였다”며 “대다수 국제 경제사건이 유야무야 끝나기 때문에 이번 소송 역시 별 기대는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 카도시 사장 앞에 나타난 수호천사가 바로 7년 지기 한국 친구인 이노텍의 강성원 사장이다. 이노텍은 트랜스걸프에 호이스트 등 연간 10만달러 상당의 각종 제품을 수출해오고 있는 업체다. 강 사장은 한국 실정에 어두운 카도시 사장을 대신해 H사 K 사장의 친구를 가장, K 사장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경찰에 넘겼다. 한국 측 변호사 선임 등도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왔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달 말 선급금 전액을 돌려 받은 카도시 사장은 강 사장을 두바이로 초대했다. 10만달러 규모의 공기청정기 수출계약서도 가져오라는 주문과 함께.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