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영화 시장은 양적으로는 30% 가까운 급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수출도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지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안정숙)가 발표한 ‘2006년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작된 한국 영화는 110편(개봉작 108편) 으로 전년 대비 26.4% 증가했다.
서울 지역 기준 한국영화 점유율도 60.3%로 영진위가 서울 지역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60%를 돌파했다. 국민 1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약 3.4회로 미국의 5∼6회, 호주의 4∼5회에 이어 스페인, 프랑스 등의 3∼4회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의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평균제작비 40.2억원을 들인 작품의 경우 전국 관객 수가 최소 130만명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으나 한국영화 개봉작 108편 중 130만명 이상의 관람한 영화는 22편에 불과하다. 이는 기획개발과 투자를 위축시켜 앞으로의 성장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영진위는 설명했다.
한국 영화 수출 실적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한국 영화의 해외수출 규모는 총 2451만달러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전체 수출 규모에서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 전년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태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증가가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수출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 일본 시장에 대해 장기적인 전략을 세위 접근하지 못하고, 한류 스타들의 티켓 파워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고가의 수출액, 개봉 스크린 수 및 마케팅 규모와 방식의 합리성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영진위는 분석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2007년은 인터넷, 게임 등의 주변 경쟁 매체와 더불어 IPTV의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영화산업 단체협약 결과의 시행 등 많은 산업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며 “영화산업의 새로운 진화를 위한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