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듀플리케이션, 백업 솔루션 시장 `태풍의 눈`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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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복 데이터 파일을 제거하는 ‘디듀플리케이션(De-duplication)’ 기술이 백업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디듀플리케이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기술이었으나 올해는 연초부터 백업 업체들이 디듀플리케이션 관련 솔루션을 최고 전략 상품으로 내세우는 등 대대적인 이슈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한 분위기를 국내에서 띄우는 데 성공할 경우 테이프, 디스크, 백업 솔루션 시장의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1TB를 300MB로 바꾸는 기술=보통 백업 솔루션은 변경한 파일 전체를 다시 한번 백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개 파일에서 한 단어가 A에서 B로 바뀌었다고 해도 전체 파일을 백업해야 한다.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을 이용하면 전체 파일을 다시 백업할 필요없이 바뀐 단어와 그 위치만 백업하면 된다. 압축(Compression)기술과도 차원이 다르다. 압축 기술은 파일 내 겹치는 데이터를 제거하거나, 잉여 공간을 없애는 것이지만, 디듀플리케이션은파일 내 중복 데이터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같은 파일의 중복도 제거할 수 있다. (개념도 참조) 10메가바이트(MB) 파워포인트를 첨부한 이메일을 200명의 직원한테 보냈을 경우, 200개의 파일을 모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의 파일과 보낸 메일 정보만 저장하면 된다. 퀀텀코리아 남은경 부장은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데이터 공통 요소에 따라 1테라바이트(TB) 데이터를 300∼700기가바이트(GB)에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몰려오는 ‘선수들’=기술 효과가 잇따라 검증되자, 관련 솔루션을 들고 한국을 찾는 업체도 속속 늘어났다. 릭 벨루조 퀀텀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디듀플리케이션 기술 기반의 새로운 백업 솔루션이 곧 출시된다”면서 “이 솔루션이 퀀텀코리아의 매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바마(AVAMAR)’라는 솔루션은 한국EMC 옷을 입고 2월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아바마는 EMC가 지난해 4분기 인수한 업체. 보통 인수한 솔루션의 경우, 6개월∼1년 정도 제품 통합 기간을 거친 후 해외 법인에 영업하는 관례. 하지만, 아바마는 인수되자마자, 한국EMC의 ‘2007 전략 솔루션 목록’에 올랐다. 이 회사는 최근 기존 백업 솔루션 영업 수장을 포함해 디듀플케이션 관련 전사 교육도 마쳤다.

 회사 인지도는 낮지만, 디듀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데이터도메인도 주요 업체로 꼽힌다. 데이터도메인이 연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라는 소문도 있다.

 ◇시장 파급효과=해외 시장 도입 사례를 보면 모건스탠리·퀄컴·삼성전자(해외지사) 등 수백 개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은 이 기술이 백업 시장에서 디스크 스토리지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올려놓을 것으로 분석한다. 적은 투자로 보다 효율적으로 디스크를 활용할 수 있어 백업 매체로 각광받아왔던 테이프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디스크를 활용한 기업들의 재해복구(DR) 수요, 원격 오피스 데이터 관리 수요를 촉발한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듀플레이션은 최소한의 양을 백업하도록 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여러 곳에 손쉽게 분산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은 가상테이프라이브러리(VTL)에 이어 테이프 시장을 향한 디스크 진영의 또 한번의 선전 포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