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전무가 맡게 될 신설 조직 최고고객경영자(CCO)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인텔·시스코·HP 등 다국적 기업들이 2000년대 들어 이와 유사한 조직을 만들었던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지만, 삼성 후계자인 이 전무가 처음 담당하는 ‘현업’인 탓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초대 CCO로 임명된 이 전무의 역할론이 종전과 사뭇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이 전무의 CCO는 거래처·고객·주주 등 외부 핵심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한 눈에 관리하는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사후 지난 6년간 경영기획실에서 ‘회사 안의 모든 것’을 충분히 꿰뚫어 본 이 전무다. 그런 그가 이제 시야를 ‘밖의 모든 관계’로 넗힌다는 것은 그룹내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조만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예견된 수순인 셈이다. 국내 기업에서는 아직 생소한 CCO 제도를 도입, 이 전무의 첫 실무로 맡겼다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이같은 점에서 명칭은 ‘고객’이지만 이 전무의 활동은 해외 전략적 거래처와 주요 주주들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에 이어 차기 최고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지금부터 대외적으로 쌓아가려는 뜻이다. 따라서 이 전무의 위상은 통상적인 참모격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정보통신·디지털미디어 등 삼성전자의 굵직굵직한 사업총괄 사장들과 상시 협의체제, 나아가 관리감독 기능도 일정정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CCO는 조직 기능상으로는 윤종용 부회장 직속 체제로, 기존 IR·글로벌마케팅 등에 산재된 업무를 일부 흡수하는 형태로 해석된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