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1주 1% 규칙` 기술혁신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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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 1% 규칙(One Week One Percent Rule)’을 극복하라.

 전자업계가 급락하는 IT·가전 제품의 가격 하락에 대응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쟁력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업체마다 IT 제품 가격 하락추세에 맞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혁신전략이 속출하고 있다. ‘1주 1% 규칙’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자제품이 매주 1% 정도 가격이 하락해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는 데 비해 제조사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생산성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의미다. 전자업계의 ‘무어의 법칙’인 셈이다.

 ◇‘프리미엄’ 기술로 대응=IT·가전 제품의 ‘평균 유행수명’은 기술과 트렌드의 급속한 변화로 1년을 채 넘지 못한다. 휴대폰은 같은 기종을 6개월을 넘겨 판매하기가 어렵고 PC는 신제품을 출시하면 3개월 안에 팔아치워야 한다. 요즘 인기 있는 평판TV도 1∼2개월이 지나면 후속 모델을 내놓아야 한다. 출시 후 1년 안에 가격이 반토막나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업그레이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지 않으면 평균판매가(ASP)를 유지하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내놓은 42인치 ‘모젤’ LCD TV(모델명 SPD-42C7HD)는 출시 당시에는 300만원이었던 판매가가 8개월도 안 돼 절반 수준인 175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를 예상했던 삼성전자는 곧바로 화질을 대폭 개선한 후속 제품(SPD-42P7HD)을 340만원에 내놓았다. 동일한 금형과 생산라인을 활용해 원가는 절감하면서도 명실명암비를 1.8배로 늘린 ‘데이라이트 플러스’ 패널로 바꾸고 ‘보르도’에 적용했던 각도 조절 기능을 추가해 출시가격을 40만원이나 올렸다.

 ◇원가 혁신은 기본=에어컨·세탁기 등 생활가전은 떨어지는 가격을 원가절감으로 맞서고 있다. LG전자는 원자재가 상승 영향을 협력업체에서부터 차단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경영합리화 지원활동을 지원하고 부품 납품 시 사전에 품질을 검사해 불필요한 손실을 제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주요 원자재인 동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동 대신 알루미늄 소재의 열교환기가 장착된 에어컨을 개발, 올해 처음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윤백 삼성전자 시스템가전사업부 상무는 “원가 절감을 위한 글로벌 아웃소싱 노력 외에도 이 같은 교체 소재 개발로 실외기가 작아지고 생산공정을 완전 자동화하는 등의 부가 효과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팅크웨어의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UP플러스’는 지난해 1월 출시 당시 55만9000원에서 올해 1월 39만9000으로 떨어졌다. 이 회사는 가격하락을 내부 기술개발과 메모리 및 CPU의 공동구매를 통한 매입원가 인하로 맞섰다.

 ◇디자인 차별화·브랜드력 제고= 디자인 혁신과 브랜드력 제고는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또다른 무기다. 최근 ‘스카이’로 브랜드를 통합한 팬택계열은 큐리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10만원 이상 판매가격이 높은 스카이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즉 한 대를 팔아도 마진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LG전자의 글로벌 히트 상품 초콜릿폰은 선물하고 싶은 디자인과 감성 마케팅으로 평균 판매가 50만원을 1년 이상 유지시켰다.

 차강희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장은 “소재의 혁신과 디자인의 차별화는 고객에게 새로운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결국 브랜드 인지도 제고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가격하락을 극복할 수 있는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김유경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