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 종사자가 생각하는 이 분야 대표 주자는 누구일까.
전자신문이 최근 국내 SW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글로벌 SW업체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업체를 묻는 질문에 티맥스소프트(27.5%)와 안철수연구소(26.5%)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 SW산업이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가운데, 대표기업은 SW업계의 방향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나아가 두 기업에 대한 SW업계 종사자들의 인식은 기대감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미들웨어업체에서 토털 솔루션업체로 변신해 국내 최대 SW업체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안철수연구소는 보안이라는 한 우물을 파 글로벌 보안업체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티맥스 ‘매출·규모’ 압도=티맥스소프트는 매출과 규모면에서 안철수연구소를 압도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토털솔루션업체 변신에 성공하면서 매출 650억원을 달성하면서 연말 1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SW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매출 500억원에 4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세계적인 SW업체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 트렌드를 반영하면 티맥스소프트가 국내 대표 SW업체 자리를 꽤 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외국계 하드웨어 및 SW업체들이 티맥스소프트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세계 미들웨어 선두업체인 BEA시스템즈를 국내에서 누른데 이어 프레임워크·오픈프레임 등 티맥스소프트의 주력제품을 탑재하려는 HP 등 글로벌 컴퓨팅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인호 한국HP 상무는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하는 오픈프레임은 본사 차원에서 관심이 높은 솔루션”이라며 “티맥스소프트가 글로벌 SW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철수 ‘해외·인당매출’ 눌러=안철수연구소는 해외 매출과 인당매출액에서 티맥스소프트를 눌렀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해외 매출과 인당매출액이 각각 450만달러와 1억2500만원을 기록한 반면 티맥스소프트는 120만달러와 6150만원에 그쳤다.
덩치는 티맥스소프트가 크지만 내실은 안철수연구소가 탄탄한 셈이다. 안철수연구소는 국내 전문 SW업체라도 기술력만 갖추면 글로벌 수준의 SW업체로 성장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전세계 SW업계에 토털솔루션 바람이 불더라도 전문업의 영역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을 실었다.
국내 SW업체들도 안철수연구소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사장은 “안철수연구소는 패키지 SW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글로벌 SW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스템통합(SI)이 결합된 SW 수출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계가 있다”며 안철수연구소의 손을 들어줬다.
◇오너·CEO 능력에 달렸다=두 회사 모두 국내 SW 대표기업의 후보로써 요건은 갖췄지만, 어느 한쪽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핸디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 등의 대표주자를 향한 주요 SW업체들의 도전도 거세다.
업계전문가들은 결국 오너와 CEO의 능력이 양사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로선 티맥스소프트의 CEO진이 안철수연구소보다 화려하다. 티맥스소프트 오너인 박대연 최고기술경영자(CTO)가 연구개발(R&D)를 진두지휘하며 기업 비전을 제시하고, 김병국 사장과 배학 사장이 각각 국내와 해외를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로 포진, 국내 SW업체중 가장 화려한 CEO 진용을 구축했다. 박대연 CTO는 국내 최고 CTO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안철수연구소는 오너인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유학중이며 오석주 사장도 지난해 하반기 CEO에 취임했다. 이 때문에 티맥스소프트에 비해 안철수연구소 CEO급 임원의 무게감은 물론 안정감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 유학중인 안철수 의장이 내년에 귀국하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안철수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 때문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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